우리가 1년에 한 번씩 겪는 춘하추동 사계절의 특성을 보면 봄은 생명체의 싹이 트고(생 生),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지며(장 長), 가을엔 결실을 이루고(수 收), 겨울엔 만사를 함장하는 것(장 藏)이다.

우주의 변화로써 춘하추동이 순환하고, 만물은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생·장·수·장하게 된다. 네 가지 수레바퀴는 성주괴공, 생주이멸, 흥망성쇠, 생로병사 등의 원리로도 설명된다.

자연과학적으로 이를 접근해 보자.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공전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년이 되며, 이것이 춘하추동 사계절의 변화를 낳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춘분이 3월21일, 하지가 6월22일, 추분이 9월23일, 동지가 12월22일이므로 3~5월은 봄, 6~8월은 여름, 9~11월은 가을, 12~2월은 겨울 순으로 변화를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자전과 공전을 하기 때문에 태양과 거리가 생겨 춘하추동이 생기고 동지와 하지가 생겨나는 것이다.

지리학으로도 접근해 본다. 춘하추동은 지구의 기후와 지상의 날씨로 접근된다. 이를테면 국가에 따라 춘하추동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호주나 아르헨티나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지구 반대편에 있으므로 우리가 접하는 춘하추동과 정반대로 전개된다. 즉 우리나라가 여름이면 호주는 겨울이고, 우리나라가 봄이면 호주는 가을이 된다. 춘하추동에 따라 피부의 온도 역시 다르게 느껴진다. 춘하추동의 기후에 따른 한서온난(寒暑溫暖)이라는 날씨가 적용되는 것이다.

철학적으로 춘하추동을 설명할 수도 있다. 〈주역〉에서 변화와 생명의 영속성의 관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괘가 '복괘(復卦)'이며, 복괘는 박괘(剝卦)의 다음에 위치하여 양(陽)이 위에서 깎여 극에 달하면 다시 아래에서 생겨나는데, 겨울에 봄의 새싹이 나오듯이 양이 맨 아래에서 싹터 나오면서 생명의 회복을 알리는 것이다.

인과론적으로도 춘하추동의 설명이 가능하다. 곧 춘하추동은 우주에 음양상승하는 도를 따라 나타나 그것이 선악인과로 작용된다.

소태산에 의하면, 겨울은 음이 성할 때이나 음 가운데 양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양이 차차 힘을 얻어 마침내 봄이 되고 여름이 되며, 여름은 양이 성할 때이나 양 가운데 음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음이 차차 힘을 얻어 마침내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되는 것(〈대종경〉 인과품 2장)이라고 했다.

따라서 음양상승의 원리에 따라 춘하추동이 전개되며, 그것은 또 인과보응으로 전개되는 원리가 된다. 소태산은 음양상승의 도를 따라 선악인과가 전개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춘하추동이 전개되는 원리를 알아서 생로병사로 변화하는 이치까지 터득함은 물론 선인선과의 결실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춘하추동에서 선악인과까지 볼 수 있어야 본 문목의 묘미가 더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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