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사회가 아닌
성숙의 사회

"지금의 발전 개념을 바꾸지 않으면 '지속'과 '발전'은 모순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유정길 평화재단 기획위원은 2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계평화의날 기념세미나에서 발전의 방향전환 없이는 지속가능한 미래도 없다고 경고했다.

유 위원은 "모든 국가가 발전을 추구하지만 과연 발전이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나"라는 반문과 함께 "지속과 발전은 반대의 개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발전에 대한 개념을 모두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원은 한정돼 있지만 모두가 발전과 성장을 원해 갈등이 발생하고 국가 사이의 분쟁도 확대되며, 모든 사람이 발전을 통한 풍요를 누리고자 한다면 인류는 공멸의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잘 사는 나라가 못 사는 나라를 착취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 놓아야 할 자원을 초과해 사용하는 '제로섬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장이 커질수록 갈등도 커지고 국가 간 분쟁도 확대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발전의 방향을 전환해야 비로소 평화에 대한 논의가 가능해진다.

유 위원장은 "심지어 NGO들마저 제3세계 국가들에게 '우리처럼 살라'고 한다"는 비판과 함께 "지역 사회의 문화와 커뮤니티를 지키는 발전으로, 성장이 아닌 성숙의 사회로 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어 한반도 문제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남북문제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생태주의'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 알아야 한다"면서 "국민국가 개념을 바탕으로 강성대국을 추구하기보다는 어떻게 남과 북을 통합하고 지속가능한 한반도로 만들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경제적, 군사적 관점에서만 통일을 바라보고 추진한다면 결국 통일이 '또 다른 재앙'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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