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즐겁고 행복합니다"
감사생활로 사는 삶
기도와 불공으로 인연관리

기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생활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행복한 일이다. 완도교당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박명숙(81)교도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의 이런 생활 이면에는 철저한 신앙생활이라는 밑바탕이 깔려 있다.

"어찌 다행 원불교 만나서 이렇게 재미있게 살까 생각해 봅니다. 아침마다 진행되는 좌선과 기도는 빠짐없이 참석합니다. 저에게는 일과처럼 되어 있어요. 몸이 아파도 아랑곳하지 않고 참석합니다. 이러다 보니 항상 즐겁고 행복합니다."

그의 이런 생활은 장사를 하는 와중에서도 20여 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완도시장에서 화분 장사, 꽃장사에 이어 각종 야채장사를 하기도 했던 그는 요사이는 몸 상태를 생각해서 시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였다. 그렇지만 오히려 기도에 더 정성을 기울일 수 있는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오후 3시30분에 시장에 나갔다가 5시30분에 들어옵니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기도에 참석하는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이지요. 병원에 다니는 것도 원불교100년기념성업에 참여하기 위해서 입니다."

아들 내외(정영진, 이영인 교도)도 그의 신앙심에 감복할 정도다. 아들은 그의 몸 관리를 위해 광주까지 운전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며느리 역시 직장 생활을 마친 후 교전 사경하는 것이 체질화 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은 그가 평소 직접 실천으로 보여준 징표라 할 수 있다.

"가끔 아들 내외를 앉혀놓고 교당 다니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말합니다. 아들이 '어머니 혼자 즐거우면 되지 자주 말하지 말라'고 해도 또 말을 하게 돼요. 그만큼 신앙생활이 즐겁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건강하게 버티고 있고 진리까지 도와주시니 뭐를 더 바라겠습니까."

그는 기도뿐만 아니라 베푸는 것에도 열심이다. 도움이 필요한 시장 상인들에게 복 짓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밥을 먹고 오지 않는 상인들의 식사제공에 이어 학림아파트 노인정 회장을 하며 주변 노인들을 가족같이 보살피고 있다. 이러다 보니 주변에서는 원불교 할머니로 인식될 정도다. 그의 베품은 교당이라 해서 예외가 아니다. 법회 후 점심 공양 밑반찬을 조달하고 있다.

"그래도 자력생활을 하니 자식에게도 손을 벌리지 않고 살 수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복을 지을 수 있어 좋습니다. 상인들과 차 한 잔, 밥 한 술 주는 것도 인연을 거는 일입니다. 8년 전부터 집에서 담은 김치와 반찬 몇가지를 준비해 노인정 식구들과 점심식사를 합니다. 회장으로서 노인들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것이지요. 교당에는 얼마 하지 못하지만 이렇게라도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합니다."

그의 감사생활과 낙도생활은 주변에 큰 귀감이 되고 있다. 교법을 실생활에 실천하고 있는 모습에 감동을 받는 것이다. 그의 정성스러움에 입교를 한 이웃이 다수 있는 것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사돈 가족까지 입교를 시켜 교당생활을 이끌고 있다.

"교법에 눈을 뜨니 복짓는 방법과 사람답게 사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진리대로 생활하니 당당합니다. 입교한 사람 중에서 교당 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을 볼 때 든든하기만 합니다. 믿음을 갖고 생활하고 있는 모습에 감사심이 우러납니다."

이렇게 말하는 그도 한때 신앙적으로 어려운 경계가 있었다. 법사로 승급되지 못한 아쉬움이 그를 힘들게 했다. 이제껏 공부를 해도 법사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이었다. 그러다 마음을 추어 잡았다. 자신에게 닥친 어려운 경계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법사를 하면 어떻고 안하면 어떻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공부를 못한 것을 진정으로 깨달은 것이지요. 교전을 보면서 법사라는 상 때문에 나를 스스로 힘들게 했구나를 알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는 마음이 더욱 한가해졌습니다."

그는 경계를 극복한 후 자신의 진정한 참 모습을 알게 되었다고 표현했다. 진정한 기도와 진정한 불공을 발견한 것이다.

교당 정원에 서서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에서 사심이 녹는 듯 하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