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종교 지도자
공자의 사상 체험

▲ 종교지도자들이 십삼경비를 관람하고 있다.
▲ 순례단 일행은 곡부 공자연구원으로부터 학술교류 및 문물에 대해 안내를 받았다.
국내 7대 종단 지도자들이 이웃종교 체험의 일환으로 진행된 중국 성지순례를 통해 공자의 사상과 생활철학을 체득하는 시간을 가졌다.

10월4∼7일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해외순례는 2010년 로마-이스라엘과 지난해 캄보디아에 이은 세 번째다.

중국 순례에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인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총무원장과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천도교 임운길 교령, 유교 최근덕 성균관장,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 함께 했다. 기독교는 배인 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사무총장이, 원불교는 교단 사정으로 김대선 문화사회부장이 대신 참석했다.

순례단은 4일 베이징(北京)에 위치한 고대 중국 최고의 학당인 국자감과 공묘를 둘러보았다. 이밖에 승성사에서 당시 유생들의 모습과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성예악' 공연도 관람했다. 이어 비석 숲(碑林)이라 불리는 십삼경비를 관람하며 감탄을 자아냈다.

5일에는 공자의 고향인 곡부에 있는 중국 공자연구원을 방문했다. 이 연구원은 1996년 국무원으로부터 허가받은 국가 유학연구기관이다. 이날 이들은 유학회당 회의실에서 양조명 관장과 환담했다.

양 원장은 "공자 유학을 연구하는 기구단체들이 많이 있지만 국가급으로 규모가 큰 것은 공자연구원이다"며 "연구원의 중요한 기능은 학습연구와 세계 저명한 학자 및 그 단체 기구들에 속한 학자들과의 학술 교류를 비롯 문물들을 보관 및 전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순례단은 환담을 마친 후 연구원 내에 있는 옥기정품관을 관람했다. 군자가 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곳이다. 이곳에는 공자의 제자인 72명을 옥으로 새긴 72 성현인물 옥판과 석공과 조각가가 새긴 글들이 전시돼 있다.

순례단은 이날 공자의 위패와 신위를 모신 공묘 순례 중 진시황의 분서갱유 때 공자의 9세손 공불이 벽 안에 책을 숨겨두었던 노벽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노벽은 한무제 때 노공왕이 공자의 옛집을 철거하다 〈논어〉, 〈서경〉 등 고문서 죽간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최근덕 성균관장은 "노벽은 노나라 담벽을 의미한다. 죽간이 발견되고 나서 유교가 다시 일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순례단은 중국 3대 전각의 하나로 불리는 공묘의 본전 대성전(大成殿) 내부 한 가운데 좌정하고 있는 3.4m 높이의 공자상과 역대 황제들의 친필 편액들을 보면서 공자의 위상을 실감했다.

건물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순례단은 공부(孔府)로 향했다. 공부는 공자의 후손들이 거주하고 생활하면서 행정을 보았던 곳으로 463개의 객방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공자의 후손들에게 과욕을 경계하기 위한 벽화인 탐(貪)은 깊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순례단은 12만명에 이르는 공자 후손들의 묘지인 공림도 둘러봤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족묘지인 공림의 면적은 200만㎡에 달한다.

6일에는 양사언의 시조로 유명한 태산(泰山)을 등정했다. 태안시에 있는 태산은 중국 5악(五岳)의 하나로 역대 왕조의 황제 72명이 하늘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 봉선의식(封禪儀式)을 행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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