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홍인 교무·만덕교당( 논 설 위 원 )

청소년들 속에 살다보면 자연 관심영역과 나에게 주어진 숙제도 청소년들이 그 대상이 될 때가 많다. 변화무쌍한 청소년들을 만나는 길에서 그들에게 배우고 나를 일깨우는 경책 같은 역할을 해 주기도 한다. 학습에도 인간관계에도 활동프로그램에도 흥미를 갖지 못하고, 집단 참여자들에게까지 방해하는 청소년을 만나 이야기를 해 보면 문제는 그 아이에게서 출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모의 문제를 아이는 그대로 담아내고 있고, 사회의 문제를 반영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적응부분도 학생만의 책임이 아님을 아이와 마주하다보면 알게 된다.

모든 면에서 영향을 받아 힘들어하고 있는 청소년에게 다가가 수업시간에 집중을 못한다고, 너무 거친 행동을 한다고, 아이들과도 잦은 다툼을 일으킨다고 지적해도 여전히 그 아이는 힘들어 한다. 반대로 다 내려놓고 눈높이에 맞추어 사랑으로 인내하며 가르친다고 해서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도 않았다. 일시적인 계도의 효과는 있었다. 그러나 일시적인 계도로 변화된 아이가 받을 무게는 어쩌면 내가 상상한 것보다 휠씬 클 것이다. 총체적인 문제를 작은 몸과 마음으로 받고 있는 아이가 선생님의 정성어린 지도로 햇살을 받았다고 해서 성장의 힘을 스스로 일으키기엔 너무 열악하고 배경의 문제는 크다는 것이다.

교화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교단이 형성되면서부터 우리들의 최대 화두는 교화일 것이다. 원기100년을 맞아 원백성업회에서 제시한 5대 지표에도 교화대불공이 가장 우선 과제로 제시되었듯이, 교단이 형성될 때 이 법을 믿고 따르고 실천할 9인제자와 더불어 교화에 대한 화두는 시작됐다고 보아진다.

요즘 교화현장에서 느끼는 교화성장에 대한 체감도는 더디기만 하고, 별로 신명나 보이지 않는다. 교화대불공을 위한 노력과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오히려 그것이 현실과 이상의 간극이 커보인다는 것이다. 한두 가지의 방법적인 접근은 우선 시도해 보지만, 각 교당과 기관들이 자력을 얻도록까지 문제 해결의 근본에 다가가기엔 오히려 버거움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공부위주 사업종이라는 가르침에도 저울이 한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는 상황이 교화침체의 원인으로 작용하리라 본다.

원백성업에서 제시한 5대 지표에 대한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가운데 동참하고 추진해 갈 수 있는 대안을 찾아 내지 못하면 반복되는 아침만 맞이할 뿐이란 생각을 하면서 대종사님의 부촉 말씀에서 그 희망을 찾고자 한다.
"스승이 법을 새로 내는 일, 제자들이 그 법을 받아서 후래 대중에게 전하는 일, 또 후래 대중이 그 법을 반가이 받들어 실행하는 일이 삼위 일체(三位一體)되는 일이고, 공덕 또한 같다"고 하신 말씀이다.

교화하기 힘든 시절을 만났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교화의 적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요즘 사람들 의식의 흐름을 보면 보편적으로 육신의 의식주에서 정신의 의식주문제로 삶의 주제가 옮겨갔기에 대종사님의 부촉말씀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단계라고 보는 것이다.

작은 기관에서 단위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지난해 것을 평가하여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실행 후에도 반드시 결과에 대한 평가를 한 후 개선안을 도출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최선의 방법으로 목표달성을 하기 위함이다. 교화도 마찬가지이다. 교단의 정책이야 말할 것도 없지 않겠는가? 대종사님이 내 놓으신 법을 전할 후래제자인가? 실천하고 있는가 점검하자. 그리고 평가하자. 그리고 변화하자, 어렵지만 더 미룰 수 없지 않는가?

장중단기 계획했던 것에 대한 점검과 평가도 적실하게 이루어져야 변화와 도약을 꿈꿀 수 있다고 본다. 중요한 시기를 당한 우리의 과제가 대종사님의 부촉말씀을 실천할 때이다.

햇살 좋은 가을날에 수확을 충실하게 하는 것은 천지자연의 도에 순응하면서 미리 틀을 보아 준비해 나갈 때 국민이 평온하고 고달프지 않는 것처럼 교화현장까지 미쳐갈 정책이 현실과 정책 사이에 간극이 너무 심하게 벌어지지 않는 반성이고, 계획이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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