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문화권 아래에서는 어른 섬기는 도를 강조하는 내용은 많지만 어린이 사랑하는 도를 강조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더구나 남의 어린이를 내 집안 어린이처럼 사랑하도록 교육함은 부족했던 것 같다.

인도품 20장에서는 한 제자가 어린 아이에게 경박한 말을 쓰자 사람이 어른을 대할 때에는 어른 섬기는 도가 있고, 어린이를 대할 때에는 어린이 사랑하는 도가 있어서, 그 경우를 따라 형식은 같지 않을지라도 저 편을 중히 알고 위해 주는 정신은 다르지 않다 하시며 어린이를 함부로 하지 않도록 강조하셨다.

대종사님께서는 어린아이들을 맑고 깨끗한 하늘사람이라고 하셨다. 정산종사님께서는 "나이의 높고 낮은 것만을 계교하지 말고 지혜와 덕행을 본위로 하여 경우에 맞도록 대우하여 주라"고 하셨다.

그런데 요즘 걱정되는 일들 중의 하나가 어린이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각종 폭력의 난무이다. 약자들을 함부로 하는 것은 경쟁사회의 일면을 보여줌과 동시에 우리 공부인들의 사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하겠다.

마음공부하는 어느 유치원생은 부모가 싸울 때 "엄마 아빠도 마음공부 좀 하시라"고 자주 이야기 했다고 한다.

교사로 있는 엄마가 학교에서 싸우고 돌아와 아이가 어지러놓은 것에 마음이 더 요란하고, 목욕시킬 때도 학교에서의 일이 생각나 아이를 함부로 하니 아이가 "엄마 학교에서 싸웠구나, 마음이 요란하구나"고 말하자 자기 아이를 똑바로 보지 못하고 방으로 돌아와 펑펑 울게 되었으며 그 후 엄마도 마음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린 아이라 하여 함부로 언행을 갖는 것은 사실 자신을 함부로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어린이를 중히 알고 위해 준 어린이 권리 조약의 아버지인 야누스 코르착은 "아이들을 알려고 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 애쓰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도 한 때 어린 아이였음을 깨닫으라"고 어른들에게 외치고 있다. 그는 어른들의 세상에서 아이처럼 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사람들에게 상기시키는 일과, 머리로서가 아니라 가슴으로 아이를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는 일을 쉬지 않고 해왔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는 어린이 생존의 권리, 발달의 권리, 보호의 권리, 참여의 권리 등의 내용을 밝히고 있다.

마음공부로 나를 알게 되면 아이들에게 실패할 권리도 있음을 알게 되고 따뜻한 사랑으로 아이들을 맞이할 수 있으며 이렇게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는 스스로 자신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겠다.

<전 영산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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