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다망하신 가운데 원불교를 위해 불철주야 애쓰시는 모습에 자주 감동을 하며 종법사님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종법사님께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를 편지로 적고 있습니다만 솔직하게 제 생각을 말씀 드리기 위해 그냥 근처에 계신 교무님께 고민 상담하듯 담담하게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종법사님, 우리 원불교 극장 안 만들어요? 서울에 극장다운 극장 하나 만들어서 청소년들이랑 청년들 문화 교화도 하고 원불교 인들이 예술 공연을 잘 할 수 있게 지원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올해 초에도 극장 하나 지어달라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 곧 원기 100년도 다가오니, 뭔가 기념이 될 만한 행사를 우리의 극장에서 하면 의미가 클 것 같아요.

결과는 정성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투자에서 나오기도 하는 것 같아요. 투자 중엔 뭐니뭐니해도 사람에게 투자하는 게 제일인데 극장을 만드는 것이 바로 사람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원불교에 재능 있는 예술가가 많이 나오게 하고 또 그들이 훗날에 원불교로 그 재능을 쓰이게 하려면 뭔가 투자를 해야 될 것 같아요.

지금 상황에서 보면 우리 원불교가 교회에 비해 젊은이들을 엮을 수 있는 문화적인 연결고리가 상당히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우리 동네 교회는 락(Rock)을 하는 락커들을 교회로 불러서 공짜로 연습실 내어주고 악기 주니 그들이 지금은 교회에서 교회 음악 만들고 지내고 그래요.

예를 들면 음악도 일원상 서원문, 정전을 주제로 젊은 감각으로 하나 만들어서 청년들이 평상시에 MP3로 가요 듣는 것처럼 우리 성가를 들으면 그게 졸면서 법회 열 번 보는것보다 나을거에요. 근데 지금의 원불교 문화가 사실 상당히 청년들의 보편적인 분위기와 맞지 않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전 우리 원불교가 굉장히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종교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은 부분 시도해 보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바람을 적으며 편지를 마무리 합니다. 저는 원불교가 가장 큰 종교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저는 원불교가 여기저기 많은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원불교는 이미 이 세상에서 존재하고 있는 자체로 소중하고 앞으로 우리들 세대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세상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원불교가 세상에서 가장 커지고, 가장 많아지고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원불교의 문화 수준만큼은 한없이 높아지기를 바랍니다. 원불교의 예술 문화 수준이 높아지면 우리가 더욱 즐겁게 마음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 씨앗을 지금 심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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