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학과 학생이 외국인들에게 플룻으로 성가와 몇 가지 곡을 들려준 적이 있었는데 언어가 통하지도 않는 그들이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좋은 소리는 영혼을 맑히는 큰 복을 짓는다.

생각하면 악기는 따로 들고 다니는 수고와 관리하는 수고라도 있어야 하지만 보통 사람들의 입은 큰 비용이나 수고 없이도 다른 이의 영혼을 맑힐 수 있다.

예로부터 입은 나팔에 비유되었는데 대종사님께서는 그 나팔을 불되 어떤 곡조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어떤 곡조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며, 어떤 곡조는 슬프게 하고, 어떤 곡조는 즐겁게 하며, 어떤 곡조는 화합하게 하고, 어떤 곡조는 다투게 하여, 그에 따라 죄와 복의 길이 나뉘게 된다고 하셨다.

인도품 21장은 입의 역기능과 순기능을 다시 확인하며 말공부를 다짐하는 장이다.

일원상 법어에서 '이 원상은 입을 사용할 때 쓰는 것이니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것이다'고 했다. 또 공부인이 지켜야 할 30계문중 말에 대한 계문이 6항목이나 있듯이 말 계문을 잘 지킴은 인품을 결정 짓는다.

상국의 상진이라는 사람은 사람됨이 너그럽고 도량이 커서 평생동안 남의 과오를 말하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한번은 어떤 사람이 다리 하나가 짧은 것을 보고 손님이 "저 사람 다리 하나가 짧군!"했더니 상진은 "허허! 왜 남의 허물을 말하시오? 다리 하나가 길다고 했으면 좋았지!"라고 말했다. 이 말은 당시 세상에 명담이라고 일컬어졌다고 한다.

말 한 마디에 가슴 깊은 상처를 줄 수도 있고, 말 한 마디에 희망과 기쁨을 줄 수도 있다.

사람을 만들 때 손도 둘을 만들고 귀도 둘을 만들고 눈도 둘을 만들었으나 유독 입을 하나만 만든 것은 말을 조심히 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또 몸 가운데 혀가 부드러운 것은 말을 부드럽게 하라는 뜻이요, 혀를 깊숙히 넣어두고 이로 울타리를 삼은 것은 말을 더욱 조심히 하라는 뜻이요, 입술로 한번 더 덮어 놓은 것은 말을 한 번 더 신중히 생각하여 조심스럽게 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말로 입은 상처는 평생 간다. 말에는 지우개가 없으니 더욱 조심스럽다.

정산종사께서도 "구시화문(口是禍門)이라 하거니와 실은 구시화복지문(口是禍福之門)이니, 잘못 쓰면 입이 화문이지마는 잘 쓰면 얼마나 복문이 되는가?"라고 하시어 말 한 마디에 죄와 복이 왕래함을 간절히 부촉해 주셨다.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말,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말을 하는 공부인이 낙원 세상을 만드는 멋진 사람이다.

<전 영산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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