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종법사 생애, 교단 대법기
교화·교육 현장 등 깨달음 전해

▲ 경산종법사 옛 생가는 사라지고 생가터에는 새 집이 들어서 있다.
'무소유의 해탈 심법'을 공부 표준으로 일생을 살아 온 경산 장응철 종법사는 교단의 공의에 신명을 바치는 특별한 신성으로 재가 출가교도에게 존경을 받는 교단의 대법기이다.

교법에 바탕한 고경강의는 대중들에게 깊은 감명을 불러일으켰고 달마도 등 선화(禪畵)와 서예 실력은 일가를 이루며 도미덕풍(道味德風)의 풍모를 내비쳤다.

경산종법사는 선풍도골의 풍모와 감화력있는 설법은 대중을 휘어잡았고, 교단의 요직을 거치면서 익힌 남다른 판단력은 일찍부터 교단의 법기(法器)로서 인정을 받았다.

첫 종법사 취임 때 경산종법사는 "함께 교단100년을 준비하고 '함께' 스승님 경륜을 실현하겠다"며 "대중이 동의해 준다면 '함께' 제2의 창립을 열어가겠다"고 강조하며 재가 출가교도와의 소통을 교단 운영의 모토로 삼았다.

정산종사 뵙고 출가 결심

경산종법사는 1940년 9월8일 전남 신안군 장산면 다수리 444번지에서 부친 장상봉 선생과 모친 김출진옥 여사의 2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유복한 가정 환경에서 자란 경산종법사는 온화하고 너그러운 성품의 소유자였지만 호걸풍의 기질을 가져 주위 인연들의 사랑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7세시 부친의 열반으로 가세가 기울면서 간고한 생활을 맞게 된다. 홀로 된 어머니를 극진히 봉양하는 한편, 학업과 생업을 꾸려가면서 성숙하고 도량 넓은 철든 청소년기를 보냈다. 한국전쟁 이후 50년대의 사회혼란과 집안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정치가가 되어 세상을 건져보겠다는 꿈을 키우기도 했다.

경산종법사는 원기45년 전주에 거주하는 이종 형인 최덕근 선생의 권유로 2대 종법사인 정산종사를 뵙고 입교와 동시에 전무출신을 서원, 교정원 총무부에서 서기생활로 교단에 첫 발을 내딛는다.

이후 4년간의 서기생활을 마치고 원기49년 원광대 원불교학과에 입학했고 원기53년, 영산선원 교사로 전무출신의 길을 걷게 된다.

경산종법사는 영산성지에 봉직하면서 창립정신을 체감했고, 교육적인 환경에서 자기 계발과 배움의 정신을 놓지 않았다. 5년간의 영산생활은 신앙과 수행에 오롯이 적공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원기60년 지조와 정절로 오직 이 길에 혈심혈성을 바치겠다는 정남을 서원, 수도생활의 일직심(一直心)을 찍는다.

그 후 원기62년 서울사무소 사무장으로 발령받아 정치, 경제, 외교, 문화, 종교계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하며 교단 발전에 유익한 정보와 학식을 쌓게 된다.

일여선 경지 체득의 대적공

경산종법사는 원기67년 교정원 총무부장에 부임해 교단의 순환제 인사제도를 정착시켰다. 이 시기에 '영·기·질 법문을 깊게 연마했고, 평상심을 챙기는 공부로 도심을 일관, 일여선(一如禪)의 경지에 이르기 위한 마지막 적공에 심신의 혼'을 다 쏟아낸다.

원기73년에는 청주교구장으로 봉직하면서 교구청을 신축하는 등 남다른 교화열정을 불사르며 열악한 충청지역의 교화 환경 개선에 앞장선다.

교단의 명에 따라 원기76년 영산사무소 소장 겸 영산대학 학장으로 취임한 경산종법사는 영산대학을 4년제 정규대학으로 승격시켰고 영산원불교대학교의 본관 건물을 신축하는 대불사를 펼쳐, 인재양성과 교육발전에 중요한 공적을 나퉜다.

원기79년, 서울교구장에 부임한 경산종법사는 서울 교화발전에 성심을 다하다가 원기85년에는 교단 행정수반인 교정원장에 취임하게 된다. 이때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설립 추진과 남북교류 활성화, 총부 재정자립을 목표로 덕장으로서 책임과 비전을 제시했다.

같은 해 '출가위'로 사정돼 종사의 법훈을 서훈했고, 수위단원에는 2번 피선됐다.

마침내 경산종법사는 원기91년 중앙중도훈련원장으로 재직 중에 좌산상사의 뒤를 이어 종법사 위에 오르게 된다. 경산종법사는 '교화대불공, 교법 인격화, 은혜 확산, 준법 운영, 결복 백년대'를 5대 경륜 삼아 교단을 성장시켰고, 지난 9월22일에는 종법사에 재 당선돼 주법으로서 6년간 교단을 이끌게 됐다.

깨달음의 노래 쉽게 풀어

저서로는 금강경을 해설한 〈부처님의 마음작용〉을 비롯해 〈노자의 세계(도덕경)〉, 〈마음 소 길들이기(목우십도송)〉, 〈자유의 언덕(반야심경)〉, 〈마음달 허공에 뜨다(일원상서원문)〉, 〈죄업으로부터 자유(참회문)〉, 〈중도의 길 성인의 길(중용)〉, 〈수심결, 마음을 깨달아 닦는 길〉, 〈육조단경 해설〉과 젊은 시절 삶과 고뇌 그리고 진리를 향한 갈망을 담은 산문집 〈작은 창에 달빛 가득하니〉가 최근에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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