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교단에서는 오래 전부터 미래를 위해서는 청소년교화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고민이 이어져 왔다.
그럼에도 실제 청소년교화에 대한 지원은 구호와 다른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9월19일 용산 하이원빌리지에 위치한 청소년국이 사무실을 같은 건물 지하공간으로 이전했다.

서울원광한방병원 개원에 따른 조치다. 청소년국은 2010년 청소년교화모델의 창출과 청소년교화 비전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관련 교화기관의 서울이전과 공간마련을 위해 통합사무실을 개소했지만 2년 만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게다가 이전의 절반 정도 공간에 독립공간을 사용하던 (사)평화의친구들과 원불교인권위까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게 돼 근무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

그러나 사무실의 이전보다 더 큰 문제는 그 이면에 깔린 청소년교화에 대한 교단 행정부의 인식이다.
난무하는 청소년교화에 대한 구호와는 다르게 지원대상에서는 언제나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실제로 원대연의 경우 2010년 예산이 4620만 원에서 3800만 원으로 삭감된 후 현재는 원100성업회의 대학선방 지원금 200만 원을 포함해 4000만 원 정도가 지원되고 있다.

당시 예산 삭감의 주요 요인이었던 지도간사 용금은 월 50만 원이라는 금액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도간사를 채용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예산편성에서 배제됐다.

원청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행사에 대한 지원을 제외하면 교단의 지원금은 간사용금(월 60만 원)이 전부다. 빠듯한 교단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청소년교화에 지나치게 인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정상덕 청소년국장은 "사무실 이전은 교단 전체적 입장을 고려해 한방병원 등과 합의해 양보를 한 것"이라면서도 "청소년교화의 경우 예산도 없고, 인력도 없다보니 복지, 교육 등에 밀리게 된다. 청소년 교화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할 지도층의 각성이 필요한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청소년교화는 고민과 구호만으로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면 힘들더라도 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정책과 이에 대한 예산의 뒷받침이 있을 때만 반전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런 대안 없이 청소년국을 지하로 내려 보내는 현실 속에서 미래 청소년교화의 청사진은 어떨지 우려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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