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원 교무 / 수계농원
'인사가 만사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사행정은 어렵고 중대하다는 뜻이다. 인사시기만 되면 재가 출가교도들은 공명정대한 인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본인은 원하는 곳에 근무하기를 바라지만 그와 반대의 인사가 되어질 때 실망과 불만, 냉소가 교차한다.

인사에 불만이 있는 원인은 구성원 마다 다양하고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인사원칙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은 듯하다. 이번 인사시기를 맞아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는 인연을 달고 다니지 말자.

이 부분은 종법사님부터 교정원장, 감찰원장 등 교단 지도부가 먼저 지켜 주었으면 좋겠다. 종법사가 되면 누가 법무실장이 될지, 또는 양 원장이 내정되면 어떤 인연이 총부로 가는지, 그리고 교구장이 지명되면 어떤 사무국장이 선임될 지를 누구나 대충 다 맞춘다.
10년 넘게 자기 인연을 달고 다니는 교단 지도부 주임교무도 한 두 분이 아니다. 이런 모습은 교단의 성장에 악영향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소외감과 허탈감을 준다. 한마디로 살 맛을 잃게 만든다.

둘째는 친·인척 인사를 하지 말자.

교단 인사를 면면히 보면 어느 순간부터 친·인척으로 구성된 곳이 많아지고 있다. 교화, 복지, 사업기관에서 말이다. 어떤 곳은 친·인척이 벨트를 이루고 있다.
이는 교단의 앞날에 큰 병폐를 가져올 수 있다. 교단은 엄연한 공적 기관이다. 친인척 인사를 이번 인사에 철저히 배제해 줬으면 좋겠다.

셋째는 반복배치 인사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

총부에 살다가 지방 몇 년 가고, 다시 총부로 오게 하는 인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인물이 없다고 하지 말고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해 써야 한다.
회전문식 인사는 교단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구성원간의 위화감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넷째는 평등한 원칙을 지켜주어야 한다. 누구나 예외가 없는 원칙을 지켜야 하며, 원칙의 잣대가 사람에 따라 바뀌어서는 안된다. 인사 적용이 학원 이사장이라 다르고, 교구장을 역임했다고 다르게 되어 진다면 현장의 교무들은 자괴감에 빠진다. 모호한 원칙은 대중에게 불신을 조장한다.

다섯째는 부교무는 일할 수 있는 곳에 배치했으면 한다.

청소년교화가 되는 곳에 부교무를 우선 배치해야 하며, 1년 마다 부교무가 교체되는 교당은 인사배치를 재고해야 할 것이다. 부교무가 청소년교화를 할 수 있는 곳, 교화를 배울 수 있는 곳, 일할 수 있는 곳에 배치될 때 교단의 미래는 열린다.

여섯째는 관행적인 인사를 하지 말자.

코드인사나 보은인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교단요직에 있던 분들은 다음에는 어느 곳에 간다든지 하는 좋은 자리 인사보다는 개척이나 어려운 곳에 가는 모습은 대중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

일곱째는 40~50대 교역자가 개척하는 인사다.

한창 일할 나이에 있는 40~50대 교역자들이 교단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교역자들이 자기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

교단의 인적 구조상 젊은 교역자들의 전진배치는 자칫 선배 교역자들에게 허탈감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교단의 허리인 40~50대가 새로운 분야나 어려운 곳을 자청하고 개척을 원할 때 인사행정이나 경제적으로 지원해 교단성장의 돌파구를 찾았으면 한다.

다시 말하지만 인사가 만사다. 교단 구성원들이 허탈감을 느끼지 않는 인사, 교단 구성원에게 희망을 주는 인사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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