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
김대선 평양교구장

김대선 평양교구장. 그의 북한이탈주민들(이하 새터민)에 대한 애정을 보고 있노라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정도다. 이전부터 새터민과 연을 맺어 왔던 그는 2002년 성동교당 교당 부임 후 탈북인 자활쉼터인 '평화의집'을 세우면서 본격적으로 그들의 삶으로 뛰어들었다.

김 교구장은 당시 새터민들이 남한 사회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고 이들의 문화적 적응을 돕기 위해 무작정 교당 건물 지하에 컴퓨터 몇 대를 설치하고 작은 노래방을 만들어 준비한 게 '인터넷 교실'과 '노래교실'이었다.

그러나 교당살림이 넉넉지 않아 교당의 지원을 바랄 수 없어 운영을 하다 모자란 돈은 꼬박꼬박 개인 사재에서 채워 넣었다. 심지어 부친의 열반으로 들어온 조의금마저도 새터민들을 위한 활동에 고스란히 들어갔다.

그리고 그의 헌신에 대해 세상은 4일 한국언론인연합회가 주는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으로 화답했다. 새터민을 도와 인권신장에 기여한 공로다.

그러나 그는 기자를 만나 수상의 기쁨보다도 아쉬움을 먼저 털어 놨다. 김 교구장은 "(새터민의 정착을 위해서는) 하나원 교육부터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바뀌어야 한다"며 "종교도 이들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상황이 바뀌길 기다려서는 안 되고 '지금'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일하는 교구장'이 되겠다고 공약했다. 먼저 새터민을 위해서는 성지순례 및 유적지 탐방 등 문화적 프로그램과 그들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나눔프로그램, 경제적 자립을 도울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리고 미래 북방교화를 위해 그는 개성교당 복원과 함께 평양교당의 독립공간으로의 이전도 모색하고 있다. 그의 구상 속의 평양교당은 탁아소와 빵공장, 보건소 등을 함께 갖춰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복합적 보은 기관이다. 또 이북5도청처럼 평양교구 내에도 각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회장단 정도는 미리 구성해 통일 이후의 교화도 대비하고자 한다. 그는 "새터민 교화 및 북방교화에 대한 교단 내 관심을 제고시키기 위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한 번은 수위단 회의를 꼭 금강산에서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가 이렇게 새터민 교화와 북방교화에 관심과 노력을 쏟는 이유는 '통일운동'이 제2의 혈인기도이자 법인성사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민주화 운동을 못해 우리가 훗날 설움을 받았던 것처럼 현재 통일운동을 하지 않으면 미래에 똑같은 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정신, 육신, 물질로 합해지는 통일운동은 이 자체로도 성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