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에 우박이나 싸락눈, 진눈개비 등은 우주의 신비한 것으로 간주하여 주술로 달래기도 했다. 중세 기독교인들은 갑작스런 우박이 쏟아져도 그 원인을 마녀에게서 찾고자 했고, 마녀로 고발당한 여인은 결백을 증명하지 못하면 화형에 처해졌다.

우박이란 주로 적란운(積亂雲)에서 내리는 지름 5㎜~10cm 정도의 얼음 또는 얼음덩어리이다.

우박이 생기는 원인은 지표면에서 데워진 공기가 상승하면 그 안에 섞여 있던 수증기는 10km 이상의 대기 중에서 눈이나 빙정상태로 변하게 된다.

여기에 하강기류가 생기게 되면 눈이나 빙정 또한 하강하게 되어 호우가 되며, 수증기가 다시 상승기류를 타고 빙결고도까지 상승하게 되면 또다시 빙정이나 눈으로 변하게 된다.

이처럼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면 과냉각된 물방울은 다른 물방울이 첨가되고, 빙결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우박이 형성된다. 상승기류가 약화되면 우박은 무게를 지탱할 수 없어서 하강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지면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박은 저위도 보다는 중위도 지역에서 잘 나타나며, 계절별로는 봄과 가을, 고위도에서는 여름에 잘 나타난다. 우박과 달리 눈은 대체로 북위 35°남위 35°이상의 해수면 위에 내리나 대륙의 서안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보다 더 높은 위도에서 눈이 내린다.

이처럼 우박은 대기의 온도가 낮을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대기의 복잡한 형태의 결정(結晶)들은 서로 부착하여 100여 개의 결정이 모인 채 지름이 2.5㎝나 되는 큰 눈송이를 만든다.

이것이 빙점 근처에서 과냉각 수적과 충돌하면 수적이 빙정 주위에 부착되면서 얼게 되어 다량의 수적과 충돌하면 우박이나 싸락눈이 되는 것이다.

우박은 오늘날 기후의 한 변화로 인지하고 공포의 대상으로 삼지 않으나 이따금 이상 기후로 인해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것이다. 겨울이 지나 봄철 우박이 내려 과일이 파이고 채소가 망가지는 현상을 이따금 목격할 수 있으며 우박에 피해를 당한 농부들은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원불교에서 우박은 풍운우로상설 속에서 모색될 수 있다. 이것들의 상호 변태(變態)의 하나가 우박이기 때문이다. 소태산은 〈정전〉에서 우주의 신비한 작용으로써 사시순환에 따른 풍운우로상설과 우리의 생로병사를 잘 연마하라고 했다.

하나 더 새겨야 할 것은 엄동설한에 방언역사를 하였다는 것이다. "종사주의 지휘를 받아 풍우상설(風雨霜雪)을 피하지 않고 방언역사에 노력하시던 구인선배의 공덕을 새삼스러이 느끼게 된다"(영광지부상황, 〈월보〉 39호).

원불교 창립과 발전의 역사 속에는 눈비 혹은 우박이 내리던 상황에서 기초를 다져왔다는 사실이다. 우박 내리는 이치에 더하여 새겨야 할 것이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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