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재도 교무 / 한방건강TV
대종사 열반을 일년 앞두시고 그동안 진행되어 오던 〈정전〉(正典)의 편찬을 자주 재촉하시며 감정(鑑定)의 붓을 들으시매 시간이 밤중에 미치는 때가 잦으시더니, 드디어 성편되매 바로 인쇄에 붙이게 하시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때가 급하여 이제 만전을 다하지는 못하였으나, 나의 일생 포부와 경륜이 그 대요는 이 한 권에 거의 표현되어 있나니, 삼가 받아가져서 말로 배우고, 몸으로 실행하고, 마음으로 증득하여, 이 법이 후세 만대에 길이 전하게 하라. 앞으로 세계 사람들이 이 법을 알아 보고 크게 감격하고 봉대 할 사람이 수가 없으리라." 〈대종경〉 부촉품 3장의 말씀이다.

이 법이 후세 만대에 길이 전하게 하는 법, 세계 사람들이 이 법을 알아 보고 크게 감격하고 봉대하는 사람이 수가 없이 많게 하는 법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방송과 뉴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올 해 방송계는 가장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지상파방송에 대한 굵직굵직한 정책으로 인해 방송광고제도에 있어서 지난 5월 미디어렙제도가 전면 실시되었고, 10월에는 방송 시간의 자율화, 이제 12월31일 오전4시를 기해 이뤄지는 지상파TV방송의 디지털 전환 완료 등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이 동시에 출범하면서 방송사간에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하고 방송사들은 경기침체와 더불어 사업자의 비용 부담을 가중하는 정책들로 인해 경영수익 악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부담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텔레비전 방송의 디지털 전환이 완료됨과 동시에 라디오 방송의 디지털 전환 사업과 비지상파(유료방송)의 디지털전환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수 없게 된다.

라디오를 통한 교화방송인 원음방송 역시 미디어렙 제도의 변화에 따라 공영렙에 편입되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으나, 정작 미디어 이용행태의 변화에 따라 지상파 방송의 충성도와 영향력이 약화되어간다고 볼 때 재원의 절대적인 대부분을 여기에 의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는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원기100년 역점사업으로 원불교TV 설립과 함께 교화 방송으로서의 원음방송 운영을 위하여서는 교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그 어느때보다도 절실하다. 더군다나 원불교TV는 라디오의 미디어렙과는 무관하게 어떠한 공적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원불교TV 설립을 위하여서는 재원 마련에도 노력해야겠지만 이들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편성하고 운영하기 위한 제작 인력의 확보는 물론이며, 편성과 경영을 비롯한 방송 전반에 대한 이해와 무엇보다 방송설교에 적합한, 이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인력을 지속적으로 발굴 확보해야 할 것이다.

재가 출가교도를 비롯한 시청자의 요구가 무엇이며 방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을 위한 교화방송 연구조직이 구성되고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콘텐츠가 중심이 되고 이를 구성하는 스토리텔링이라는 용어가 더이상 낯선 단어가 되지 않고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영국의 국영방송인 BBC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새로운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젊은 이용자에게 사랑받고 CP(contents provider, 콘텐츠 제공자)에서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바뀐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하드웨어(Station)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교화가 아닌 소프트웨어(Contents)로 가능성을 찾아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새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은 비단 교화현장 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교화방향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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