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서연 교도 / 남원교당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6번째 새해를 맞는다. 친정 아빠의 주선으로 한국인 남편을 만나서 캄보디아에서 비행기 타고 낯설고 물설은 이국땅에 시집을 오게 됐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는 과연 내가 잘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마중 나온 남편을 만나서 다시 버스를 타고 남편의 부모님이 계시는 남원이라는 곳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시부모님과 시할머님을 뵙는 순간 내가 처음 한국 땅에 도착하면서 했던 모든 걱정들이 한순간 모두 사라졌다.

처음 시댁에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기다리시던 시어머님께서 저를 포옹해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제부터 너는 내 딸이야'라고 말씀해 주셨다. 처음에는 한국말을 몰라서 무슨 말씀하시는지 못 알아들었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생각을 해보니 어머님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구나! 라고 생각이 들어 입가에 미소가 흐르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연세 높으신 시할머님 생신이 돌아와 남편의 형제들과 시아버님 형제분들이 모이게 됐고 할머님 생신잔치에 쓰일 음식을 준비하는데 큰며느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뭘 했느냐하면 부침개를 예쁘고 정성스럽게 부쳐서 시할머님과 시어머님의 칭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때는 기분이 참 좋았다.

처음 한국에 와서 남편과 함께 틈틈이 한국어 공부도 하고 또한 가까운 남원시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 나가서 한국어수업도 들으면서 두 가지의 소망이 생겼다.

그 첫 번째 소망은 저와 같은 위치에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한국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것과 또 내가 살아오면서 불편했던 점을 나와 같은 결혼이주여성들은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 환경이 다른 한국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소망은 우리 결혼이주여성들이 다른 이들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 설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한국에서는 여러 가지 교육을 하고 또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많다. 지금의 혜택들이 앞으로도 무한제공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 한다. 우리 결혼이주여성들은 작게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한 가정의 부인으로서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 결혼이주여성들이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능력 있는 사람으로 돼야 한다. 나는 그들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동분서주 하면서 한가지 혜택이라도 더 찾아서 나누어주고 또 한 번 더 찾아보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내 힘을 나누어 주려고 노력한다.

새해에 두가지 하고 싶은 일이 있다.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진학하여 고등학교 학력을 취득하는 일이다. 한국은 학벌사회인 것 같다. 캄보디아에서는 중학교 학력만 있어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지만 한국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 그래서 우선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졸업장을 따고 다시 대학에 들어가려 한다. 또 한가지 하고 싶은 일은 한국어 능력시험 4급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다.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힘들지만 이렇게 작문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니 4급 자격증을 따는데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문화센터에서 선생님들이 잘 가르쳐 주시니 힘을 내서 도전해 보려고 한다. 한국은 나에게 새로운 기회와 보금자리를 제공해 주었다. 열심히 공부하여서 한국과 캄보디아 양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그 일이 무엇이 되었든 내가 한국어를 잘 알아야 되기에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이 모든 일을 항상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이들이 있다. 바로 4살난 큰딸과 올해 태어난 아들이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남편을 받들면서 아이들을 잘 기르고 싶다. 아이들이 있어 이 모든 것을 이겨내는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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