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근 교무 / 금곡청소년수련관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길을 가다가 따뜻한 오뎅국물이나 떡볶기를 보면 자연 눈이 돌아가게 되고 그 중에 따끈한 붕어빵은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겨울철 별미다. 내가 좋아하는 붕어빵! 붕어빵엔 붕어도 없는데 모양이 붕어를 닮아서 붕어빵인가?

청소년수련관에 근무하면서 청소년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상 청소년들이 마음놓고 수련관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은 들지만 공공시설로 지어진 청소년시설 조차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찾을 수 없다면 이 땅의 청소년들은 과연 어디에서 여가시간을 보내고, 그들만의 꿈을 꾸고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하겠는가?

교단의 청소년교화 차원에서 봐도 청소년들이 교당을 찾기 쉽지 않은 현실이고 이는 우리 교단 뿐 아니라 이웃종교들도 가지고 있는 고민이다.

주5일제를 가장 반겼던 종교계로는 단연 불교였다. 가족단위의 여행의 증가로 산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템플스테이로 적극적으로 포교활동을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교회는 토요일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와 준비를 하며 바뀐 환경에 대처하고 있다. 새신자 교회장착 프로그램이나 가족중심 프로그램 개발로 눈이 높아진 신자들의 삶에 도움을 주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주5일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청소년들의 여가시간은 오히려 줄었다는 통계가 있다.

신나게 놀라고 주어진 놀토가 오히려 학원이나 과외로 채워지고, 부족한 학습능력을 충족하는데 보내지기 일쑤고, 부모님들의 여가시간과 맞지 않다보니 결국 혼자서 TV를 보거나 컴퓨터게임에 더 몰입하게 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청소년시설에서는 청소년들의 여가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질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노력하고 있지만 청소년시설을 이용하는 청소년을 마냥 노는 아이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걱정과 그나마 주말 외에는 수련시설을 이용할 시간조차 없는 청소년들, 그리고 청소년시설은 정부의 지원으로만 운영되는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수익사업을 통해 운영해야하는 부담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돈이 안되는 청소년보다는 돈이 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사회강좌프로그램을 우선시하게 된다. 이러다보니 붕어가 없는 붕어빵처럼 청소년시설에 청소년들이 없다.

청소년교화를 담당하고 있는 교무님들의 입장도 이에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청소년을 염두에 두고는 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치다보면 청소년교화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청소년시설은 지역주민에게 각종 편의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청소년시설엔 청소년들이 가득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 다행히 주중 낮시간대에 청소년들의 수련시설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에서 청소년체험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 수련관에서도 올해 인근 초·중·고를 대상으로 청소년체험활동프로그램을 지원받아 운영하게 되었다.

'자아정체감 형성을 위한 선 명상과 마음공부 프로그램' 개설이 그것이다. 청소년수련활동인증제가 적용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극복과 문답감정 등 상담이 연계돼 관심을 받고 있다.

앞으로 헤쳐 나가야할 과제들은 많지만 청소년들에게 그들의 공간을 되돌려준다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들을 위해 지어진 청소년시설에 청소년들이 주인이 되고, 꿈과 열정을 키우고, 이 땅의 미래를 책임질 그들의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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