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웅 교도 / 둔산교당
2007년 KAIST 원불교 교우회(과원회)를 처음 접하고 원불교 대학생 활동을 한지 7년차가 됐다. 그리고 올해 4번째 과원회 교무님과 5번째 원대연 지도교무님을 뵙게 됐다.

교무님들의 잦은 이동은 목사님이나 스님들과는 다른 우리 교단의 특징이며, '고인 물'에서 오는 다양한 부작용을 생각할 때 대체로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단의 명에 따라 이동하는 것이 자연스런 일처럼 느껴진다.

그렇지만 청소년 교화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아쉬움 또한 많이 남는다. 주축이 되는 교도들이 길게는 수십년 이상을 이어가는 일반 교당과 달리, 대학생은 각 교우회에 머무르는 시간이 4년에 불과하며 그나마 중간에 군대, 휴학, 취업 준비 등으로 연속성을 잃어버린다.

또한 교립학교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대학생 교우회들의 법회출석 인원이 한자리 수에 머무르고 있어 1~2년 주기로 모든 구성원이 통째로 바뀌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학생법회나 청년법회라고 해서 대학생 법회와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을 전담하고 중심을 잡아주는 교무님마저 바뀌는 것은 곧 각 법회의 작년과 올해, 올해와 내년이 모두 끊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1년과 1년이 이어지지 않고, 한 해의 시행착오가 다음 해의 밑거름이 되지 못하는 곳에서 장기적인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사업들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물론, 그동안 친구들과 교무님을 따라 조금씩 정을 붙이던 새 인연들도 쉽게 놓쳐버린다. 기존의 구성원들이라 해도 계속 바뀌는 교무님들을 만나면서 어느 한 번만 마음이 맞지 않으면 역시 돌이키기 어렵다.

구성원들 수가 많지 않고 매년 변화가 심한 것은 청소년 교화의 특징이며, 이는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구성원의 수가 갑자기 불어나기 어렵고, 학생들에게 졸업을 하지 말라고 붙잡을 수 없다면, 교무님이라도 오래 남아 계셨으면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니 그 자리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청소년들은 힘을 얻는다. 그래서 흩어지는 청소년 교도들을 인연 맺어주고, 끝까지 법연의 줄을 놓치 않으려는 교화가 필요하다.

그동안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신 교무님들의 인사이동은 늘 서운했지만 그만큼 어쩔 수 없는 각각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청소년 교화 외에도 수많은 일을 하시는 교무님들을 무턱대고 오래 남아달라고 조를 수만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과 같은 잦은 인사이동이 이어진다면 앞으로도 청소년 교화에 큰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교무님이 바뀔 때 드는, 1~2년마다 한 번씩 하는 걱정을 4~5년 마다 한 번으로 줄일 수만 있어도 현장의 학생들에게,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소수의 인원으로 대종사님의 법을 이어가는 청소년들에게, 어른들은 늘 청소년이 교단의 미래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격려한다. 그러나 막상 교단의 미래를 위해 어른들이 해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한정된 상황 속에서, 청소년 교화를 위한 예산을 급격히 올리거나 청소년 전담 교무님 수를 대폭 증가시키는 등의 직접적인 지원은 교단에서 이뤄지는 다른 사업을 희생하지 않고서는 어렵다.

그에 비하면, 현장에서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교무님의 임기를 보장해주는 것은, 현명한 해법을 고민하고 조금 더 신경을 쓰는 것만으로 가능한, 별도의 희생 없이 청소년들에게 줄 수 있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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