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속 하얀 부분이 건강에 좋아요"
감기 및 각종 질병예방 효과
비타민 C 풍부 신진대사 소화 촉진

▲ 싱싱한 감귤.
▲ 제주 원광농원 정종호 대표(오른쪽)와 부인 황현정씨.
제주에서 1박을 한 후 미리 약속한 서귀포시 남원으로 향했다. 마침 눈 소식도 아랑하지 않고 5·16도로를 달렸다. 얼마쯤 가다보니 더 이상 접근하면 위험하다는 안내 방송이 들렸다.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할 수 없이 해안도로로 방향을 틀었다.

진한 바닷바람을 마시며 도착한 원광농원. 입구에 들어서니 난방을 하지 않는 비가림 하우스가 눈앞에 펼쳐졌다. 하우스 안쪽에는 만감류인 천혜향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또 다른 하우스에 자리한 네블오렌지는 색상이 환했다. 노지 감귤밭에는 주황색의 향연이 펼쳐졌다.

생활관으로 다시 돌아와 정종호(58) 대표가 건네준 노지 감귤 맛은 당도가 높았다. 이 감귤은 국립 농산물 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은 것이다.

"생산되는 감귤과 만감류는 저농약 농산물 인증을 받은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감귤 중 급조생은 10월말에, 노지감귤은 10월말부터 12월말까지 수확을 합니다. 수확할 때는 사과 및 배와 달리 채과가위로 일일이 따야하기 때문에 일손이 많이 들어갑니다. 당도는 뛰어납니다."

정 대표는 싱싱하고 건강에 좋은 감귤을 생산하기 위해 농약은 안전사용기준의 1/2이하를 사용하고 있고 화학비료는 권장량을 지켜 재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초제는 금물. 대신 자라는 풀들은 애초기를 쳐서 거름으로 되돌리고 있다. 한마디로 초성재배다. 또한 영양제는 감귤을 흑설탕으로 발효시켜 사용하고 있다. 이제는 친환경 약재들이 나오고 있어 노동을 가볍게 하고 있다.

"봄부터 바쁩니다. 거름하고 비료와 영양제를 주는 것은 쉬운 일 같아도 쉽지 않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남원지역은 1500농가 거의가 감귤농사를 짓고 있어 수확 시기가 제일 힘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비가림으로 인해 수확시기가 조절되어 다행입니다. 그래도 비타민의 보고인 감귤농사 짓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감귤 속에 든 하얀실 같은 물질을 떼어내지 말 것을 권했다. 습관적으로 떼어나는 것은 잘못된 상식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하얀 부분에는 식이섬유인 팩틴 성분과 비타민P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내용이다. 비타민 P성분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동맥경화와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감귤의 하얀 부분이 좋은 이유를 알 것 같죠. 먹으면 더 건강에 유익합니다. 팩틴 성분은 대장운동을 원활히 하고 변비를 예방하며, 지방 체내 흡수를 막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몸에 좋은 영양소가 있다는 것이지요."

특히 일반적으로 알려진 감귤의 효능은 피부를 맑게 해주고 각종 질병 및 감기를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다. 이밖에도 구연산으로 인해 피로회복이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는 한편 에너지 대사에도 영향을 미쳐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감귤은 비타민 C가 풍부해 면역력을 강화 시켜 각종 질병을 예방해 줍니다. 이 비타민 C는 피부를 윤기 있게 만들어 주죠. 제주도 토속 감귤인 대유자의 경우 돼지고기 비계와 끓여서 감기 치료제로 쓰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는 또한 감귤껍질을 말린 진피차도 좋은 효능을 나타낸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진피에 대해 〈동의보감〉에는 기체로 인한 모든 증상에 도움이 된다고 나타나 있다. 〈본경〉에서는 진피는 소화를 촉진시키고 오래 먹으면 기를 내린다라고 되어 있고 〈약성본초〉에서는 담을 맑게 하고 기침을 다스린다고 했다. 〈본초강목〉에서는 구역과 대장이 막힌 것을 다스리고 요리에 넣어 먹으면 고기의 비린내와 목을 푼다고 했다.

"진피는 일반적으로 기의 흐름을 조절하고 비장을 튼튼하게 하며 습을 제거하고 담을 없애며 소화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와 함께 구토나 기침을 진정시키고 소화불량 및 위를 건강하게 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같은 진피는 성질이 서늘하고 맛은 달고 시며 독이 없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부인 황현정(58)씨는 싱싱한 감귤을 껍질을 벗긴채 믹서기로 갈아서 먹는 것을 권했다. 먹기도 편하고 비타민C를 알차게 먹을수 있다는 것이다.

"노지감귤은 11월 20일경이 되면 맛이 듭니다. 수확을 해둔 감귤의 경우, 당도만 있고 신맛이 나는 산이 증발하면 썩습니다. 감귤 표피가 윤기가 없고 쪼글쪼글하면 산이 다 되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밀감은 신맛이 살아 있을 때 드시면 제대로 된 맛을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현관을 나오자 정 대표가 한 마디 했다. "귤 많이 드시고 건강하세요"라는 말이 정감있게 들렸다. 이것은 그의 바람인지도 모른다.

다시 한번 그의 갈귤농원 가까이 다가서자 감귤 향기가 아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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