眞理란 信誠을 바치고 쏟아야 할 튼튼한 줄기

진리란 무엇인가를 말하기 이전에 우선 '진(眞)'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를 살피고 나아가 '리(理)'라는 말은 살핀 뒤, 진과 리가 합쳐진 '진리'라는 말은 무엇을 뜻하는 말인가를 살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진(眞)'은 '假(거짓 가)'와는 서로 대조되는 말로 '겉으로만 드러난 짓'이 아니라는 말이며, 또한 '實'(가득할 실)과는 거의 같은 뜻을 지닌 글자로 '속이 꽉 차 있음'을 뜻하는 글자다.

그렇기는 하나 종래 동양 문헌상으로 보면 오히려 '진(眞)'은 '信(믿을 신)'이나 '誠(정성 성)'과 상통되는 글자다. 왜냐하면 "청컨대 무엇을 참이라 합니까?" 하고 어부가 묻자 객이 답하기를 "참이란 정성이 지극함을 말하지요(精誠之至也)〈장자 어부편〉"라는 대목으로 미뤄보아도 '정성'이 곧 참이다.

또 "믿음직한 말은 겉으로 번지르르 하지 않다(信言不美)〈노자〉"라는 말을 미뤄 보거나 "도 가운데에는 정함이 있고, 그 정함은 심히 참다운 것이며, 그 가운데 믿음이 있다(其中有精, 其精甚眞, 其中有信)〈노자〉"라는 말을 볼지라도 '신'과 '성'은 '진(眞)'의 한 단면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마침 청대의 학자 고염무는 마침 "이른바 오경 중에서는 '진'이라는 글자를 한 글자도 찾을 수 없고, 다만 노장 계통의 문헌에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일지록〉"라는 설을 그대로 받아 드리면 아무래도 '진'은 도가에서 연유된 '진인의 진'인 성 싶다.

즉 인간이 그 형체를 벗고 참다움으로 돌아가 신선이 되는 길이 곧 진인이 되는 길인데 이 같은 신선이 되려면 첫째 어찌 하면 진인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확실해야 하고, 또 확실한 믿음에 따라 꾸준한 정성을 쏟아야 할 것이다.

그렇기로 믿음이 솟아 날 수밖에 없는 참다운 가치를 '신'이라 하면 솟아난 믿음대로 꾸준히 정성을 쏟아 내는 참다운 태도를 '성'이라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믿을만한 일을 확실히 믿고, 일단 믿은 바에야 변함없이 꾸준히 밀고 나가는 그 자체를 '진'이라 말할 수 있다. 다음으로 리(理)'는 마을에 사람들이 모여 살 듯, 아름다운 옥이 묻인 옥산의 옥 줄기를 뜻하는 말이다. 그렇기로 진리란 믿음과 정성을 쏟아 부어야 할 참다운 줄기를 뜻하는 말이다.

<문역연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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