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는 '조용한 내 안의 혁명'
마음공부 통한 인성 교육법 책으로 묶어
다름을 인정하는 '원만구족'한 공부

포근한 햇살에 마음 환해지는 겨울 아침, 전주 효자교당으로 향했다. 요가반 동아리회원들과 함께 다과를 나누고 있는 백선관 원무, 겨울 햇살 마냥 포근한 인상이었다.

그는 먼저 〈마음에도 거울이 있어요〉 책을 소개했다. 지금은 명예 퇴직한 그가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묶어놓은 마음공부 일기 책이 10권을 넘었다.

그는 상대방과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상황을 판단하며 행동할 수 있도록 마음공부 일기와 감정지도를 활용해왔다. 그가 진행하고 있는 마음공부를 통한 인성 교육법은 그 효과를 인정받아 각종 교사 연수 강의는 물론 전라북도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가 마음공부를 처음 시작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원기81년, 원불교교사회 훈련에 참석했어요. 그곳에서 전부터 존경해오던 박영훈 원무님의 포켓북에서 '나는 원래 훌륭한 사람입니다'라는 글을 읽었는데 그야말로 충격이었지요." 그가 마음 대조 공부법의 윤곽을 잡게 된 연유다.

그가 '아이들에게 특히 꾸중을 할 때에는 있는 그대로만 말해라'는 것을 유념삼은 것도 그때부터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 말하는 공부'는 쉽지 않았다. "학교에서, 집에서 그대로 실행해 보려고 했지만 굳어진 습관과 약한 의지, 지혜의 부족으로 잘 되지 않았지요." 그때 그는 '내가 해보지 않으면, 내가 내 마음을 모르면, 마음공부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그해 교사회 겨울훈련은 그에게 특별한 깨달음을 줬다. "그날 밤 신선화 선생님과 같은 방을 쓰게 됐어요. 신 선생님이 '원만구족한 사과'에 대해 물으셨지요." 그는 그때 '벌레 먹은 사과'도 원만구족한 사과임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항상 머리위에 '벌레 먹은 사과'를 얹고 다니면서 일원상 법어 자리를 공부했어요. '벌레 먹은 사과'는 벌레 먹은 자국이 '있는 그대로'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것입니다. 아, 있는 그대로라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어떤 틀, 선입견을 없게 하는 것이구나. 그러니까 있는 그대로가 마음을 비우는 거로구나." 지금껏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오욕을 덜어내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그가 분별성과 주착심을 없게 하는 공부를 깨닫게 된 것이다.

그는 이 깨달음에서 오는 기쁨을 마음 대조일기를 쓰는 일로 대신했다. "마음 대조 공부를 하면서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동안 내가 얼마나 억지를 부리면서 살아왔는지를 알게 되니 자꾸 웃음이 나왔지요. 마음이 편안하고 거듭나는 행복을 누군가에게 나누어주고 싶었습니다." 그 행복을 아이들과 나누기 시작했고, 조금씩 변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는 꾸준히 일기를 읽고 감정했다. 그 일기는 열린교육 실적 발표회에 내보내졌고, 지금도 그의 '마음공부일기쓰기와 감정지도를 통한 바른 인성교육 사례'는 교육현장에서 모범 인성교육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가 마음 대조공부를 하면서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아침식사 때, 남편이 '밥이 질다'고 해요. '밥이 질어서 어쩌지' 하는 내 원래마음에 '당신은 어째 밥 하나를 제대로 못하냐'고 남편이 질책하자 '허구 헌 날 하는 밥이 질기도 하고 되기도 하지. 어쩌면 당신은 말을 그렇게 해?'하고 원망 섞어 대꾸했지요."

마음을 멈출 사이도 없이 경계에 끌려가 버린 자신을 보면서, 말을 할 때에도 '있는 그대로' 해야만 듣는 사람의 마음이 상하지 않겠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공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상에서 '다름을 인정하는 공부가 쉽지 않다'는 것 또한 꾸밈없이 고백했다.

"내 기준, 내 각본이 있어서 상대방이 내 각본대로 하지 않으면 서운해 하고 원망하지요. 마음공부를 하지 않으면 나를 볼 수가 없어요. 보이지 않는 내 각본을 읽을 수가 없는 거지요" 그는 마음공부의 참 된 기쁨을 공유하기 위해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에 마음공부 일기를 올리고 있다. 마음을 사용하는 사실적인 훈련 실시로 초등교사들의 반응이 좋아 그의 일기 블로그가 따로 운영되고 있다.

"마음 대조 공부를 통해 대종사님께서 진정 구아주(求我主), 구가주(求家主), 구국주(求國主), 구세주(求世主)이심을 날마다 새롭게 알고 깨닫고 있습니다." 대종사의 '용심법'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다는 그, 그를 통해 마음공부는 '조용한 내 안의 혁명'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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