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는 곳 없고 갈 곳은 많아

군인들 특히 장교들은 한 보직에 2년이상 근무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그래서 2년마다 보직을 바꿔야만 한다.

군종장교들은 보통 2년 최대 30개월까지만 한 곳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다 보니 2년마다 부대를 이동해야 한다. 교무의 이동이 3년마다 인것에 비하면 굉장히 짧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들에게는 어쩌면 많은 곳들을 경험하고 개척해 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임관후 첫 부임은 5사단, 2년후 53사단, 다시 2년후 지금의 부사관학교에 있는 것처럼 올 12월이면 다시 또 2년이 되어 이동을 준비해야 한다.

군내의 인사구조는 기존에 있는 자리로 군종장교들끼리의 보직이동을 원칙으로 해서 보내지만 현재 우리 원불교는 2명의 군종장교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그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보니 우리들은 계속해서 개척을 해야하는 것이 가장 1순위가 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매번 전출시기가 오면 군에서도 유례없는 인사에 어려워하거나 난감해 하는 경우가 일어난다. 향후 약 20년이상은 군복을 입은 교무들의 사명이며 풀어가야할 하나의 과제라고 해야 할까.

약 4000여개가 넘는 군부대와 관련기관들 중 기성종단은 거의다 들어가 있는 상황이고, 이제 원불교는 7개의 군교당이 존재하고 30여개 교당에서 예회를 보고 있다.

우리들의 손길이 미칠 곳이 얼마나 많고 많은지 정말 까마득하다. 하지만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원불교 군교화는 그 어느때보다도 힘차게 하나씩 하나씩 일구어 가고 있음은 자랑스러운 사실이며, 모두가 인정하는 힘이다.

군에서 만나는 많은 간부들이 궁금해하는 것들 중 질문을 많이 받는 것이 있다.

"교무님! 다음에 어디로 가십니까?"

"저요? 오라는 곳은 없구요…. 갈곳은 많습니다. 지금교당이 없는 곳은 다 내가 갈 곳이니까요! 저한테 찍히시면(?) 제가 그 부대로 갑니다."라고 호탕하게 웃음지으며 농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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