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연 서예가 개인전

석연 이승연(법명 종덕· 어양교당) 서예가의 세 번째 개인전이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인사아트센터)에서 열렸다.

13~18일 열린 '심혼의 묵향'전은 소태산 대종사 등 역대 종법사의 법문과 종교인, 독립운동가의 명언 등 시대의 등불이자 마음의 길잡이로 삼을만한 글귀가 색색의 그림과 어우러져 감동이 더했다는 평이다.

총 47작품이 걸린 이번 전시는 서예의 네 장르인 한문과 한글, 전각, 문인이 다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30년 넘게 붓을 들며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온 그의 내공이 집약된 셈이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공을 들인 작품은 장자의 '소요유(逍遙遊)' 한문과 한글해석 전문. 문헌 중에서도 방대하기로 유명한 이 '소요유'는 한문을 쓰는데만 10시간이 넘게 앉은 자세를 유지해야했다고 한다.

이번 개인전은 원불교 법문 작품의 비중이 높은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갤러리 한 가운데 걸린 가장 큰 작품 '권업가'(가로 70cm 세로 265cm)에는 '소태산 대종사가 대각 당시에 읊은 가사 중의 하나인 권업가로 선업을 짓고자 하는 발원에서 심혼을 담아 삼가 쓰다'라는 문장이 본문 마지막에 붙어있다. 또한 그의 붓을 통해 정산과 대산, 좌산, 경산종법사의 법문이 각각의 작품으로 나투어져, 많은 관람객들을 만났다.

그는 이번 전시에 대해 "교단 선진님들의 법문과 함께 안중근, 김구 등 깨친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밝히며 "그 말씀들로 내가 배웠으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려 붓을 들었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예전에는 주로 복을 바라는 글씨나 문장을 주로 썼지만, 10년전 원불교를 만나 마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법문이나 성현들의 말씀을 쓰게 됐다"며 " 이번 첫 서울전에 '자유롭고 담담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어느 장르든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에게 서울전시는 부담이기 일쑤지만, 이 서예가는 배내골 동하선 등 선수행으로 부담감과 힘을 많이 덜며 1년여 간 준비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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