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훈 교무 / 원창 장례사업부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 말은 1942년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 경제학자 베버리지로 하여금 발표하게 한 보고서에서 유래한다. 이 보고서 내용은 영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사회보장 정책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 보고서의 특징이란 '국민모두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가 책임하에서 골고루 복지가 보장되는 사회를 이룩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영국 국민은 누구나 어디서나 언제나 질병에 대하여는 전액 무료로 치료받고 있다. 노후는 모든 노인이 연금을 받고 생활하고 있다.

전 국민은 사회보장에 GDP의 23%(우리나라는 5%) 수준을 사용하므로 소득 계층에서의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다운 생을 유지하고 있는 복지국가이다.

필자는 복지의 차원에서 장례행사를 접근하고 싶다. 마지막 가는 길이며, 다시 올 길이기에 가장 중요한 복지라는 생각이 든다. 3년 전 쯤 '재단법인원불교 은혜상조회'를 설립할 때, 이미 천주교와 불교, 기독교는 상조회를 시행하고 있었다. 우리가 꼴찌가 되기 때문에 늦은 감이 들어서 부랴 부랴 서둘렀지만, 이제 겨우 500 여명의 회원을 확보하는데 그치고 있다. 기독교 상조회 담당자의 '그냥 신도들이 가입해 줄줄 알았는데 잘 안된다'는 말을 듣고 위안을 삼고 있다.

하지만 익산 천도 장례식장에서 전주 온고을, 광주 신세계에 이어서 안산에 서안산 장례식장까지 4곳의 장례식장을 설립하게 된 것은 가시적인 성과라고 본다.

여기에 500 여명 뿐이 안되는 은혜상조회 회원들의 힘이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유태인들이 잘사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유태인들은 그네들이 하는 사업에 적극 협조한다고 한다. 가격이 비싸면 비싸다고 투덜대면서도 동료가 하는 사업장에서 물건을 구입한다고 한다.

화교들이 잘사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그들은 무조건 협조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창업을 하는 어려운 동료가 있다면, 사업자금을 무료로 대여해 주는데, 단 3회 이상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성공을 하면 무료 대여금의 몇 배를 다른 동료들에게 베푼다고 한다.

'앞으로 산업기관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좋을까?'하는 물음을 던져 본다. 가급적 일반교도들이 할 수 있는 사업은 피하고 교단적인 사업을 지향하면 좋겠다. 원불교 정관 제4조 사업에 보면 의약 및 의료기관, 사회복지 시설, 장묘업 등이 있다. 장묘업은 묘지와 장례사업을 말한다. 거품을 뺀 장례 사업은 열반, 발인, 종재에 까지 고인의 바른 천도를 위하여 정성을 드릴 수 있는 종교법인에 가장 적합한 사업이기도 하다.

미국에 이민이나 유학을 가는 사람들에게 기독교선교사들이 맨 처음 하는 일이 직장 알선이라고 한다. 직장알선 중에서 가장 쉬운 것이 식당에서 접시 닦는 일이라고 한다. 원불교 기관들의 교화의 연계성은 어떠할까?

교당에서 교도들의 직장을 알선해 줄때에 교화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지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다방면의 인재와 전문인을 먼저 길러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장례업은 젊어서도 할 수 있지만, 일반직장을 퇴직한 후에도 할 수 있으므로 교화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산업기관의 큰 방향은 장묘업을 통하여 교화ㆍ교육ㆍ자선의 3대 산업에 일조하기를 기대해 보며, 서안산 장례식장에 이어서 대전·부산·대구 등 전국 각 지역에 장례식장이 만들어져 원불교식의 정성된 장례문화가 정착되므로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편안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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