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마다 청년 대종사 될 때 교화 진일보

▲ 8단 단원들이 알파단을 염원하며 화이팅을 외쳤다허묘성 단장은 뒤줄 왼쪽 2번째.
70여 명이 함께하는 동대전교당의 일요법회. 독경시간이면 각자가 가진 목탁으로 서로 운곡을 맞춰 일원상서원문을 독경한다. 거룩하고 우렁차다. 간절한 신앙심이 절로 우러날 듯하다. 성가를 부를 때도 피아노와 목탁이 박자를 같이한다. 성가가 한결 청아하면서도 법당 안에 우렁찬 노랫소리가 가득하다.

일요법회를 마친 후, 법당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교화 8단 단원들은 염불을 따로 하며 체험을 나눴다. 매주 이렇게 공부하는 교화 8단. 17일 이들 단원과 함께 하며 공부하는 이야기를 공유했다.

법회 후 염불로 공부심 향상

허묘성 단장은 법회 후 염불과 입정에 대한 느낌을 단원들에게 물었다.

한 단원은 "마음이 깨끗해 지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다른 단원은 "처음에는 집중이 안되고 생각이 왔다 갔다 했다. 교무님 설교 말씀이 자꾸 떠올랐다"며 "마음먹기 따라 쉬운 공부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한편으로는 어려운 공부이구나. 그러니 이끌어 주시는 데로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이 든다"고 느낌을 말했다.

한 단원은 "아직 공부가 순숙되지 못해 망념이 자리 잡고 있다가 어느 순간 정리가 됐다. 망념에게 많은 자리를 내어 주고 있다. 진성을 발현하는 공부가 필요함을 알았다"고 각각 발표했다.

허 단장 역시도 "염불 시작 3분 가량은 요란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집중이 됐다. 다시 한 순간 요란한 마음이 들었다"며 "억 만 번 해야 된다는 말씀이 있다. 하고 또 하고 또 하다 보면 될 것이라 본다"는 꾸준한 공부심을 강조했다.

카톡 문자로 하는 문답감정

8단 단원들의 평균 법회 출석은 10여 명이다. 3월 정례단회는 이미 마쳤다. 이번 취재로 단원들은 또 한 번의 결속과 공부심을 보여줬다. 한 단원은 "오늘 일정 다 비우고 법회에 왔다"며 "이번 일요일은 하루 종일 일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원불교의 주인이다는 심경으로 팀원들에게 내가 안가면 안된다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랬더니 주위 사람들이 다들 가라고 허락했다. 가서 주인노릇하고 오라는 격려도 있었다"고 말했다. 신입교도임에도 교당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특별 단회에 참석한 것이다.

'우리 교화단은 가족과 같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8단 단원들은 "카톡 문자를 보면 행복하다"고 말한다. 가령 한 단원이 어떤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면 각 단원마다 응답을 한다. 이러쿵 저러쿵 단원들이 공부한 만큼의 질문에 대한 감정을 받게 된다. 카톡에 올라오는 단원들의 감정을 보고 취사를 하게 되니 마음공부도 절로 되고 있다.

허 단장은 "우리단은 일상적인 것부터 모두 다 올라온다"며 "매일 단원들의 일상을 낱낱이 보고 있는 것 같다. 혈연간에도 이렇게 열심히 하기 어려운데 법연 간에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다 공유하게 되니 당연히 가족과 같은 교화단이다"고 친밀감을 뽐냈다.

새벽 좌선하기 릴레이 문자

8단 단원들은 열심히 카톡을 하다가도 저녁 9시25분이 되면 조용하다. 바로 '저녁심고'를 앞두고 있다는 신호이다.

또 아침 4시30분이면 허 단장은 새벽 좌선 팀에게 문자를 넣는다. '좌선에 참여하겠다'는 단원들 간 릴레이 문자를 하는 것이다. 허 단장이 2번 단원에게 문자를 넣으면 2번 단원은 3번 단원에게 문자를 넣어 잠을 깨워주는 것이다. 마지막 단원은 허 단장에게 '좌선시작합니다'는 문자를 넣으면 4시55분가량이 된다. 그러면 그 때부터 허 단장과 단원들은 기운을 연하며 좌선을 시작하는 것이다.

허 단장은 "2년 이상 교당에서 하다가 올해는 집에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단원들이 앉아 좌선하는 그곳이 법당이 되고 무처선의 경지를 실천하는 것이다.

8단 단원들이 좌선, 염불, 상시일기 등을 열심히 하게 된 것은 허 단장의 지도에 잘 따르기 때문이다. 허 단장은 "입교 후 교도 4종 의무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단원들에게도 4종 의무를 강조한다"며 "신입교도들에게는 좀 무리가 될 수도 있지만 지도하기 나름이다. 또 좌산상사께서는 '일과로 득력하라'는 법문을 하셨다. 그 법문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다 보니 자신변화가 됐다. 나의 변화된 점을 단원들에게 이야기하면 단원들도 모두 하겠다고 한다"는 실천 사례를 밝혔다.

단원들은 "단장님 가르침 따라 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사실 공부는 하고 싶었으나 방법을 잘 몰라 못했던 것도 있었다"며 "단원들이 좌선에 참여하는 것이 8단의 가장 큰 자부심이다"고 말했다. 공부하는 단원들이다 보니 어떤 일을 하든지 잡음이 없다는 것이다.

허 단장은 "단원들이 교당의 주인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참으로 감사하다"고 속내를 밝혔다.

8단은 단원 간 짝꿍을 정하고 서로 챙겨주기도 하고 있다. 법회에 자주 못 나오는 단원을 전화, 문자 등을 통해 챙기고 있다. 허 단장은 "짝꿍 챙기기를 통해 6월과 12월에는 단장 이름으로 상을 줄 계획이다"고 말했다.

8단은 '알파단을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다. 하지만 그 꿈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단원들 간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 되었기도 하다. 올해 연말이면 '8단에 버금가는 알파단'이 생성될 것이다.

교도가 주인되는 교당 운영

8단 특별 단회에 함께한 동대전교당 강형신·추도엽 교무는 "단원마다 청년 대종사가 되어 활동하는 교당이 되어야 한다. 재가나 출가 교화단은 그동안 연조 중심으로 단장을 많이 선출해 왔다. 정보화시대인 만큼 단장이 활동성을 갖춰야 한다"며 "단원 모두가 청년 대종사가 될 때 교화도 진일보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런 의미에서 동대전교당은 올해 첫주 토요일에 단장·중앙 훈련을 실시한다. 실질적인 교화단 활동을 위해서이다.

올해 동대전교당에 부임한 강 교무는 단장들에게 교당 열쇠를 복사해 줬다. 그는 "교도들이 언제든지 교당에 와서 기도하고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열린 교당으로 운영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도 모두가 목탁을 칠 수 있도록 했다. 교무 유고시에는 누구라도 간단한 의식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이 교도들이 교당의 주인임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다.

'공부하는 교도들'과 '열린 교당을 운영하겠다'는 교무와의 만남. 동대전교당은 지금 '줄탁동시(줄啄同時)'의 새 봄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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