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자유를 성취하는 빠른 길

▲ 이문성 교무 / 원광대 원불교학과 서원관

참회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우리는 어떠한 생각과 심경이 드는지요? '뉘우침·개과천선·죄업·눈물, 그리고 108배·절' 등의 다양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왠지 우리들 자신을 어리석고 초라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단어들이 주를 이룹니다.

참다운 참회의 의미

진정한 참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정전〉에서는 참회에 대해서 새 생활을 시작하는 첫걸음이며 선도에 들어오는 초문이라 하셨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오면서 자신이 지은 소소한 잘못에서부터 중한 죄업에 이르기까지 그에 대해 죄책감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죄책감들로 인하여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해결되지 못하면 더 큰 질병으로 키울 수도 있고 말입니다. 이러한 불안한 마음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현명한 지혜로써 찾아야 합니다. 먼저 이미 내 자신의 능력으로 돌이킬 수 없는 죄업의 결과에 대해서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무지의 결과였다면 어리석음을 인정하고, 철석같이 굳은 습관에서 나온 행위였다면 습관을 고쳐나가기에 힘을 써야 할 것입니다.

대산종사께서는 참다운 참회의 의미에 대해서 그 요지를 다음과 같이 밝혀주셨습니다. "참회란 불생불멸의 진리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여실히 깨닫고 믿어서 남을 속이고 해하는 것이 곧 나를 속이고 해하는 것임을 알아야 행해질 것이다."

초기 교단 우리 선진님들은 법회시간에 각자의 마음을 다짐하는 선서문을 낭독 했습니다. 이 선서문의 내용은 '어찌 다행히 대도 회상을 만나서 성불 제중의 대업을 목적하고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굳은 결심과 지극한 원을 맹세'하는 다짐의 글입니다. 이 가운데 참회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숨은 것과 나타난 것이 곧 둘이 아닌 이치를 알았으니 어떠한 과오가 있는 때에는 진정으로써 참회하여 스스로 이 양심을 속이지 아니하겠나이다.' 그러므로 참회는 성불의 길이요, 제중의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수행이요 신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불생불멸 진리·인과보응 이치 믿어야

참회로 성불의 길, 제중의 목적 이뤄


참회의 방법

'사람이 중한 죄업을 지어 놓고도 지은 뒤에 깊이깊이 자책을 하고 참회를 하여 다시는 그 업을 짓지 않으면 능히 그 근본 업이 소멸되리라.' 이 법문은 〈업보차별경〉의 말씀입니다.

과거 성현들께서는 인간이란 누구나 죄를 짓게 마련이고 또한 지으면 받게 되는 것이 자연의 공도요 인과의 철칙이라는 이치를 깨달으셨습니다. 또한 이러한 죄업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으로 참회의 문을 열어놓으셨습니다.

참회문에 밝혀주신 참회의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사참(事懺)입니다. 지극한 정성심으로 법신불 사은전에(삼보전) 죄과를 뉘우치고 모든 선(善)을 행하는 참회의 방법입니다. 외적인 현실 참회를 이름 하는 것으로 매일 마음을 대중 잡고 반성하며 고쳐 나가는 방법이라 했습니다.

정산종사께서는 사참을 실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하여 주셨습니다. 첫째는 큰 원(願)을 세워서 작은 욕심을 끊는 것입니다. 둘째는 사실을 대조하여 선악의 이해를 판단하도록 했습니다. 셋째는 진실한 마음으로 법신불 사은전에 참회의 기도를 정성스럽게 올려야 합니다. 넷째는 매일매일 악업을 고치도록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합니다. 신·구·의 삼업으로 짓는 모든 악업을 처음부터 짓지 않도록 계문을 잘 지키는 길이 곧 사참의 방법입니다.

삼세를 통해 내가 지은 일체 죄업을 진심으로 참회하고 그 과보의 두려움을 절실히 깨달아서 죄업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도록 끊임없는 사참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둘은 이참(理懺)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원래 죄성이 공한 자리이므로 이 공한 자리를 깨쳐서 모든 번뇌와 망상을 제거하자는 것이 바로 이참입니다. 내적인 진리참회를 이름하는 것으로 성품에 반조해서 삼세의 모든 업장을 녹여 버리는 참회의 길입니다.

역시 정산종사께서는 이참의 방법에 대해서 네 가지로 밝혀 주셨습니다. 첫째는 일체를 다 자기 마음이 짓는 것임을 요달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인과가 우주의 원리인 것을 요달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자성의 원래가 죄업이 돈공한 것을 요달하는 것입니다. 넷째는 자성의 공한 것을 관하여 동정간에 삼매의 힘을 얻는 것입니다. 동정간 삼매의 힘을 얻기 위해 선정(禪定)에 들든지, 염불을 통해 염불삼매에 들든지, 주송으로 송주 삼매에 드는 길이 있습니다. 청정한 지혜는 다 선정으로부터 나는 것인 바, 혜일(慧日)이 솟아올라야 일체 음기(陰氣)가 녹고 사기가 제거되어서 업장이 물러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참회하는 공부는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요, 불·법·승 삼보 전에 지성으로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이참·사참을 아울러 수행하는 것이 빠른 참회의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참회와 회향

"세상에 제일 두렵고 근심될 때는 악을 범한 때이요, 세상에 제일 가볍고 안심될 때는 악을 고치고 선을 행하는 때라고 했습니다."

이미 지어놓은 업에 대해서 받게 되는 과보는 피할 수 없지만, 받게 되는 그 마음에 있어 걸리고 막히는 바가 없이 받게 될 때 천업을 임의로 하는 대 자유인이 될 것입니다.

우리 공부인이 참회의 중요성을 깨달아 지성으로 하게 되면 결국 마음의 자유를 얻게 되고, 천업을 임의로 하게 되며, 생사를 자유로 한다고 했습니다. 생사와 윤회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참회를 통해 죄성이 공한 성품 자리를 깨쳐 아무리 견디기 어려운 환경이나 상황에서도 극락을 수용할 수 있는 불조의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대중도행·대보은행·대원만행 등의 덕행이 나타나더라도 계속 정진해야 상(相)없는 무위이화의 덕화(德化)가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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