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화인 교도 / 북일교당
교육대학교를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화두로 삼는 것이 있다. '초등교사의 전문성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는가?' 그리고 내가 이 글을 쓰며 생각하게 된 화두인 '원불교 교도로서의 전문성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는가?'과연 우리는 원불교 교도로서 이 질문을 곱씹어본 적이 있었던가.

복잡한 마음으로 초등교사의 전문성과 원불교 교도로서의 전문성이라는 두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 키워드 '생활과 통합'

초등교사의 전문성 측면에서 생활과 통합이란?

초등교사는 학습자의 생활지도, 인성지도를 책임지는 교사로서 아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따라서 중고등학교처럼 과목별로 전담하는 것이 아닌 전 과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통합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불교 교도로서의 전문성 측면에서 생활과 통합이란?

생활 속에 원불교 교리를 잘 녹여내어 실천하고 있는가. 법문을 외우고 사경하는 것과 교리의 실천을 동일시하고 있진 않는지, 일주일에 한번 교당에 나가지만 남은 6일은 마음을 놓고 삶에도 불구하고 안주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에 대해 살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키워드 '눈높이'

초등교사의 전문성 측면에서 눈높이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어려운 부분으로, 학습자의 발달 상태에 맞추어 지식, 용어, 활동 등을 학습자가 이해하기 쉽게 제시할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

원불교 교도로서의 전문성 측면에서 눈높이란?

원불교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원불교에 대해 설명해 줄 때, 대명제만 던져주고 마는 것이 아니라 상대처에 따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키워드 '재구성력'

초등교사의 전문성 측면에서 재구성력이란?

대다수의 사람들이 학교 교육에서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교과서이다. 하지만 초등학교에서는 교과서만이 전부가 아니며 교사가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춰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수업 내용과 교구 등을 재구성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원불교 교도로서의 전문성 측면에서 재구성력이란?

원불교 교리를 닫힌 텍스트로만 보지 말고, 변화하는 시대상에 대한 이해, 나를 둘러싼 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어느 때든, 장소든, 상황이든 조건을 막론하여 '나의 것'으로 삼아 활용할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솔직히 서론에서 던진 '과연 우리는 원불교 교도로서 이 질문을 곱씹어본 적이 있었던가'라는 질문에 대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하진 못한다. 당장 내 눈앞에 닥친 현실과제들을 해결하느라 그런 생각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고 한다면 핑계거리밖에 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번 기회를 통해 내가 마음구석에 질문을 내팽개쳐 놓았음을 볼 수 있었고, 그 질문을 씹고 또 씹어볼 수 있었다. 개그맨 누구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정말 늦은 것'이라고 말했지만 늦은 것, 이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늦음을 본 것이 정말 중요하지 않을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바라보고 난 다음의 일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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