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정신건강박람회'

자본주의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인간의 정신건강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직장의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는 생체리듬을 깨뜨리는 주범으로 인간의 면역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로 인해 정신질환은 언제든지 인간을 엄습하는 존재가 됐다.

때마침 지난 12~13일, 100인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함께하는 '2013 정신건강박람회'가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렸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다양한 정신건강을 주제로 연령별 테마별로 제시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테마별로 보면 자살예방은 자살과 관련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분석 및 예방법 전시, 스트레스, 우울증 검진을 통한 자가 건강 체크를 선보였고, 중독예방 치료재활은 중독 주요4대 테마(알코올·인터넷·도박·마약)에 대한 정보제공, 검사 및 치료예방법 등이 소개됐다. 아동청소년 역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중심으로 한 정보 안내 및 선별 프로그램과 직장인, 주부 등 성인에 특화된 정신질환 정보가 제공돼 증상의 경중에 따른 다양한 정보가 제공됐다. 노인도 우울증과 치매와 관련된 치료 및 예방법이 소개돼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박람회는 유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연사로 등장해 관람객들이 원하는 정신건강 분야를 들을 수 있도록 했는데, 요즘의 경향을 반영하듯 우울증 증상에 관한 강의가 압도적인 만원세례를 보였다. 그만큼 대중의 관심이 높다는 증거다.

현재 국가는 광역별 정신건강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의 정신질환을 국가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다. 이런 흐름에 교단의 마음공부도 치료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광대 원불교학과 한창민 교수는 "천주교가 사회에서 높은 신뢰를 받는 것은 과거 민주화운동과 적극적인 사회 참여가 큰 영향을 받았다"며 "교단도 사회적인 대안이 될 '마음병 치료'에 분명한 대답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마음병 치료라는 것이 광범위하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대안적인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의 마음공부가 추상적인 개념으로 흐르지 않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치료 분야의 개척이 요청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약물 치료에 한하는 치유방법이 아니라 본래의 마음바탕에 뿌리를 둔 마음병 치료(상담, 정신의료, 휴식)를 구현해야 한다.

시스템을 갖춘 대안적인 모델은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는 물론 교단의 재가 출가 전문인력들의 참여로 가능할 수 있다.

마음공부라는 시대적인 트랜드를 가지고도 사회적인 대안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2013 정신건강박람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섭의 시대에 맞는 마음공부의 변용이 요청되지만 정책과 행동이 없는 공허함이 기회를 놓치고 있지 않는지 아쉬움을 준다. 마음공부가 정신적 치료를 함께 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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