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식품 연구로 차별화된 블루오션"
당뇨 등 대사성질환 연구, 영상의료기기 활용
일원의학 꿈 꿔, 연구과제로 60억 원 수주

가정의 달 5월이다. 시기에 맞게 가족의 건강을 챙기려는 움직임이 부산하다. 건강은 남녀노소를 떠나 현대인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다. 이런 현대인들의 질병은 빈곤해서가 아니라 풍요로움에서 더 많이 온다는 것은 역설적이다.

식습관의 변화로 생긴 질환을 연구하는 원광대학교 부설 대사성질환연구소는 예방적인 차원의 기능성 식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심에 원광대 의과대학 박성훈(41·약촌교당) 교수가 있다.

그의 연구소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띤 것은 '인생생활에 신앙은 뿌리요, 수행은 원천이니라'는 정산종사 법문이었다. 그는 먼저 대사성질환연구소에 대해 언급했다. "대사성질환연구소는 익산방사선영상과학연구소에서 출발했습니다. 3년 전 산업자원통상부의 과제에 선정돼 1, 2, 3단계에서 60억 원을 지원받아 대사성질환 연구에 몰두하고 있죠."

대표적인 현대병이라고 할 수 있는 대사성질환은 영양분 섭취 과다로 생기는 에너지대사의 불균형에서 발생한다. 복부지방 축적과 혈액 내 지질 및 혈당, 인슐린 증가 등으로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이상이 발생, 비만과 당뇨병, 심혈관질환, 지방간, 심장질환 등을 초래한다.

그가 대사성질환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흉부영상을 다루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흉부영상을 하다보면 폐질환이나 심혈관질환 환자들의 영상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등은 동맥경화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항상 이 분야가 궁금했습니다. 마침 국가 의료정책이 대사성질환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의학계도 이런 흐름이 있고요. 더불어 익산시가 국가식품클러스터로 선정되면서'기능성 식품'연구와 연계하게 된 것입니다."

기능성 식품 연구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수익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는 언급이다. 대사성질환은 비만이나 고지혈증, 스트레스 등과 관계가 깊다고 설명한 그는 실험을 통해 그 원인들을 밝혀내고 있다.

"우리 연구소가 다른 대학의 대사성질환연구소와 차별화된 점은 영상의료기기를 활용해 연구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세포, 동물실험과 임상실험을 많이 하지만 우리 연구소는 거기에 영상의료기기가 더해져 연구의 효용성을 높였죠."

대사성질환 기능성평가 지원서비스라는 연구소의 이명(異名)에서 알 수 있듯이 기능성 식품 연구와 인증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능성 식품과 관련된 연구는 의대교수로서 쉬운 결정은 아니였습니다. 그런데 이 자존심을 놓으니까 더 많은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고정관념을 떨치고 보니 새로운 영역이 보였습니다. 차별화된 아이템은 국가연구 기금을 수주하는 데 도움이 됐고 블루오션을 개척한 셈이 됐죠."

그가 생명바이오영상사업단에서 수주한 연구기금은 기능성 식품연구 뿐만 아니라 기초연구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기반이 됐다. 자본과 인력을 얻은 셈이다.

"연구소이기 때문에 연구를 얼마나 충실히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연구팀세미나를 비롯해 주간세미나 등으로 연구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토론과 외국논문을 공부하며 연구소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기존에 개발된 제품의 효용성 검증은 물론 신제품 개발과 상품화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능성 식품 연구로는 당조고추를 비롯해 천년초, 서동마, 자색고구마 등이 있다. 기능성 식품의 인증은 세포, 동물실험과 논문, 인체실험을 거쳐 식약청의 기준을 통과해야 얻을 수 있다. 연구소에는 이런 실험들을 수행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쥐는 사람과 유전적으로 95% 정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임상실험으로 많이 활용됩니다. 흰쥐, 검은쥐, 유전자 변형쥐 등 여러종류의 실험쥐가 있는데 보통 임상실험에 필요한 쥐는 300마리 정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 연구소에서는 영상기기를 사용하기에 50마리 정도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쥐를 한 번에 죽이지 않고 마이크로 CT나 MRI를 통해 장기간 연구관찰 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연구의 효율을 높인 것이지요."

실험을 통해 죽어가는 많은 뭇 생명(생물)들을 위해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천도재를 지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연구소에 마련된 불단에서 조석으로 이들의 넋을 축원하고 있다. 원광대 의대 원불교동아리 '원의회' 회장출신인 그는 10년 동안 만덕산훈련원 동·하선(휴가 대신)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열혈 신앙인이다. 요즘도 토요일마다 만덕산을 찾는다고 말한 그는 최종목표를 '일원의학'의 완성에 두고 있다. 대산종사의 '일원의학'은 양·한방 통합치료를 모델로 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그는 한의대 교수와 학습하며 소통하고 있다. 대사성질환연구소를 기반으로 한 재생의세의 큰 꿈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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