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엔 먹으러 가고 장사엔 보러 간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축하하러 간 혼인 잔치에서는 축하는 하지 않고 먹는 데만 기를 쓰고, 위문하러 간 초상집에서는 위문을 하거나 일을 거들지 않고 헛치레와 울고 법석이는 것을 구경만 하는 것을 비난조로 이르는 말이라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관혼상제의 폐단이 극심하여 국가에서는 가정의례준칙을 마련하여 개선을 촉구하였으며 일찍이 원불교에서는 초창기부터 신정의례를 제정하여 생활개선과 의식개혁에 앞장서 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허례허식의 폐풍이 진행되어 심심찮게 사회 문제가 되곤 한다.

인도품 50장은 과거의 허례허식을 비판하여 원불교의 혁신 예법을 강조한 내용이다.

관·혼·상·제(冠婚喪祭)의 모든 예식에 다 절약을 주로 함이 옳은가의 질문에 대해 말씀하시기를'모든 예식에 과도한 낭비는 다 삼갈 것이나, 공익 사업에 헌공(獻貢)하는 바도 없이 한갓 인색한 마음으로 절약만 하는 것은 혁신 예법의 본의가 아니라.'하시며 '혼례(婚禮)는 새 생활의 비롯이니 절약을 주로하여 생활의 근거를 세워주고, 장례(葬禮)는 일생의 마침이니 열반인의 공덕에 소홀함이 없게 하라.'고 하셨다.

소태산대종사께서는 원기11년(1926) 2월 당시 번거했던 예법을 개정해 새로운 신정예법을 제정하셨다. 원기53년 발간된 새 예전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따라 수정을 거치기는 했지만 그 근본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대종사께서는 주산 종사의 결혼식을 간소하게 치르셨고, 서중안 선진께서 친형님이 열반하셨을 때 신정의례에 준하여 치상을 하여 신정예법의 장례에 법을 세우고 최초로 예법 실행자가 됐다.

과거, 평생에 단 한번이라는 명목하에 너무 많은 지출을 당연시하던 문화가 요사이 의식있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조금씩 사라지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그러나 절약한 돈은 생활의 근거 마련에 사용 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인과 보응 진리에 맞춘 '기도 헌공'이 함께 한다면 결혼 첫걸음이 더욱 건강하지 않을까!

장례에서는 열반인 위주로 판단하여 절약한 비용은 열반인의 이름으로 교화 교육 자선등 공익사업에 후원 하여 후인의 도리를 다하여야 고인의 이 생에 마지막 걸음이자 다음 생애의 첫걸음이 건강해 질 것이다.

원불교 의례를 통한 간접교화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혼례와 장례를 생활유익, 시대유익, 대중유익의 측면에서 비교도들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혁신예법의 본의에 맞으면서 현시대에 알맞게 끊임없이 새롭게 개선하는 것이 우리들의 숙제라고 생각된다.

<담양교당>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