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회담에 탄력 받을 수 있을 것'
산업경제

▲ 상하이 동화대 우수근 교수

- 북한이 전격적으로 우리를 향해서 회담 제의를 꺼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에 중국의 입김이 작용했다, 이렇게도 보고 있나?

그런 것 같다. 중국 당국자도 그 동안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서라면 경색된 남북관계가 완화돼야 되는데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식으로 직간접적인 압력을 가한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이 전격적으로 대화 제의에 임하고 나섬으로서 중국 측은 자기들이 그동안 북한에 대해서 행한 압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본 것이 아닌가 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미국과 중국 간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글로벌한 이슈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지만, 사실 우리 입장에서 특별한 관심은 단연 북한문제 아니겠나. 북한에 대해서 요즘 중국의 태도도 종전과 달라진 건가?

그렇다. 북한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는 중국 당국자라든가 혹은 민간인 한반도 전문가들과의 교류 속에서 최근 수년간 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작년 12월 달에 북한의 3차 핵실험이라든가 미사일 발사 이후로 확연하게 달라졌다고 본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20세기 필요에 의해서 결정된 혈맹관계라던가 순망치한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지금의 중국의 모습을 바라볼 때 이미 역사 속의 이야기다.

지금의 중국은 혈맹관계였던 북한과 견원지간으로까지 전락되면서 북한 때문에 상당히 골치아파하고 있다. 북한에 대해 어떻게 대했으면 좋겠는지, 처리했으면 좋겠는지 라는 측면에서 한국과의 관계 강화에 상당한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 이번 미국과 중국 간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성과와 목표는 무엇인가?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 임한 중국의 모습은 예를 들면 개인적인 친분 관계와 미국에 대한 탐색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는 전 지구적인 차원과 지역적인 차원에서의 다양한 의제가 있는데, 중국의 스타일이 거래할 때 특히 중요한 협상이면 협상일수록 그 현안에 직접 들어가는 것보다는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구축하면서 주변적인 이야기, 환경을 조성하면서 시간을 들여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협상에 임해나가는 성향이다.

그러므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구축하는데 더 정성을 들임으로써 향후에 이와 같은 문제들을 논의할 때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통해서 조금 더 부드럽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그런 토대를 구축하리라 생각한다.

다음으로 미국에 대한 탐색인데, 중국이 얼마 전에 미국에 대해서 새로운 대국관계, 신형 대국관계라는 것을 제안했다.

요약을 하자면 1인자와 도전자 사이에서는 항상 갈등과 대립, 경쟁이 있어 그로 인해 많은 충돌과 분쟁도 있을 수 있었는데, 미국과 중국 관계는 일반적인 1인자와 도전자의 관계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립과 견제의 관계가 아니라 협력과 논의, 대화와 협력의 관계로서 모든 것을 조화롭게 풀어나가는 그런 평등한 관계가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제안을 내놓았다는 것 자체가 중국이 미국에 대해서 아직은 한 수 아래다,

낮은 자세다, 불리한 입장에 있다는 것을 스스로 나타낸 것인데,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탐색하는 의미를 가진 것으로 본다.

북한 대하는 중국태도 최근 달라져
미·중 정상회담 키워드
북한의 진정성이 신뢰여지


- 그리고 우리의 관심은 또 이달 말에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텐데, 시진핑 주석과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한·중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이때는 어떤 의제들이 주로 다루어질 것으로 보나?

한중 수교 이후 한중관계가 지금처럼 긴밀한 관계가 될 수 있는 호기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중국이 한중관계에 대한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한중관계에서는 한중 두 나라 간의 경제적 문제라든가 혹은 정치적인 협력문제, 군사 문제 등등 다양한 분야를 좀 더 긴밀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에서도 북핵문제, 북한문제가 가장 중요한 현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중국의 국제정세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중국은 한국을 상당히 많이 필요로 한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는 상태에서 미국은 한국이라는 카드를 사용해 왔고 그에 대해서 중국은 북한이라는 카드를 사용해 왔는데 미국은 한국이라는 카드를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입장이 되어가고 있는데 반면에 중국은 북한이라는 카드를 사용하는 게 쉽지 않게 되어가고 있다.

북한이라는 카드는 커녕 점점 더 골치 아픈 존재로 북한이 변해지고 있는데, 이와 같은 상태에서 중국이 기존의 북한이라는 카드를 폐기하거나 혹은 북한이라는 카드를 더 멀리 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대등하게 하거나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라면 한국을 더 많이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더군다나 한국도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중 관계에 더 공을 들이려 할 것이고, 바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한국에 대해 아주 우호적인 자세, 그리고 더 많은 선물을 제시하면서 한중관계를 보다 더 긴밀하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현재 우리 남북한 관계가 지금 상당히 경직되어 있는데 이걸 좀 개선하는데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것처럼 북한에 대해서 중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고 또 영향력도 가장 크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영향력을 행세하는 데는 실질적인 한계도 적지 않다.

국제정치 측면에서 미국은 그동안 한국 카드를 잘 활용해 왔고 이에 대해서 중국은 북한카드를 잘 활용해 왔다. 그런데 미국은 아직도 한국 카드를 더 강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단계에 있는데 중국은 북한 카드를 활용하기가 쉽지 않게 되고 있지 않나.

이와 같은 측면에서 중국이 북한 카드를 쉽게 버릴 수는 없고, 그렇기 때문에 중국도 북한과의 관계 속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북한이 그러지 않게끔 손을 좀 보고 싶기도 하지만 그렇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바로 이와 같은 측면을 고려할 때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더 영향력을 행사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너무 지나치게 미국 쪽으로만 편중된, 중국은 그렇게 바라보고 있지 않나. 그런 자세를 취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미국과 중국 양 측 사이에서 조금 더 균형 잡힌 자세를 취함으로서 경우에 따라서는 중국의 편도 좀 들어 주고 중국의 이야기를 미국에 설득도 시켜주는 그런 자세를 취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중국이 북한에게 더 많은 영향력을 취하게 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21세기 대한민국의 외교 즉,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조금 더 균형 잡힌 자세를 취해 나갈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면 중국은 그런 한국을 보면서 북한에 대한 태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더 강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생각된다.

- 만약 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끝나고 나면 6자회담 재개하는 물꼬가 트일 것 같나?

북한도 이번에 적극적인 대화의지를 어쨌든 표면적으로 연출 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특히 이제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바로 전 날 남북회담 제의를 했다는 것은 중국에 대한 제스처의 일환이기도 하다. 즉 '중국 너희가 남북문제 경색된 것을 풀라고 계속 얘기했다, 우리가 너희 말을 들어줬다,

아울러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중요한 정상회담에 있어서 우리가 너희 체면을 세워줬고 우리가 너희 말을 수행했다는 것은 너희에게 그만큼 더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라는 식으로 지금 북한은 중국을 달래주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북한의 모습을 볼 때 중국에서도 북한의 진정성을 아직 믿기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어쨌든 중국이 제안해왔던 6자회담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료제공/ 원음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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