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락 교무/원광학원 법인사무처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어린 아이들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고 그 유혹을 쉽사리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접촉시기가 빨라지면서 유아들과 청소년들의 중독 현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심리적인 중독 증상 외에도 스마트폰의 중독은 안구건조증이나 손목터널증후군, 거북목 증후군 등의 많은 질병을 동반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은 잘만 사용하면 유익한 것이지만 사용이 지나치다보니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신록이 우거진 대학의 캠퍼스를 거닐며 학생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대다수 학생들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그 중에는 문자를 보내는 사람, 음악을 듣는 사람, 영상을 보는 사람, 모두들 걸어가면서도 스마트폰에 열중인 모습들이었다.

스마트폰이 생겨나면서 우리 사회의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사전을 찾아보거나 지인을 통해 해결 했다. 궁금한 뉴스나 역사가 있으면 신문을 보거나 책을 통해 해결 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이제 손안의 스마트폰 하나면 모두 해결이 된다. 다양한 정보들이 오픈되어 있고, 뉴스는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다. 궁금한 것은 인터넷을 통해 쉽게 알 수 있고, 흥미를 유발하는 각종 게임들이 개발되면서 심심할 여유도 주지 않는다.

스마트폰 하나면 통화를 하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검색을 하고, 업무를 보고, 게임을 하는 등 많은 일들을 해낸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에 혁신을 가져올 만큼 편리함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어떠한지 깊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겠다. 전화가 없던 시절이나 단순한 통화만 해왔던 시절과 비교하면 금방 확인이 가능하다.

과학의 발달은 삶에 편리함을 준다. 하지만 지금 우리 시대가 꼭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 '더 큰 편리를 가져다 줄 과학일까, 아니면 정신의 세계를 일깨워 줄 마음의 휴식일까'를 깊이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지금 시대는 수많은 정보의 검색기능보다는 한 번의 사색이 더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람이면 누구나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마음의 세계에 대해 깊이 연마하는 사색의 시간은 갖지를 못한다. 온전한 사람의 모습은 정신과 육신이 함께 건강할 때를 말한다. 심심함이 느껴질 때 스마트폰으로 다가가는 손을 돌이켜 자신을 뒤돌아볼 여유를 가져보자.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쉽게 해결하려하지 말고 궁굴리고 또 궁굴려서 문제의 근원을 깊이 되새겨 보자. SNS나 문자를 소일거리로 삼지 말고 사람이 그리울 때는 여백에 온 정성을 담아 편지를 써보자.

분명코 사색은 우리들 삶에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우리들의 본래 모습이 사색으로부터 태어났기 때문이다. 사색의 빈 공간이 본래 우리들의 마음고향이며, 사색의 빈 공간이 본래 요란하지 않고, 어리석지 않고, 그름이 없는 지혜롭고 넉넉한 부모님의 품이 아닐까 한다.

이제는 우리의 본래 모습으로 회귀할 때가 아닐까 싶다. 사색의 빈 여색은 모든 문제의 답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사색의 빈 여백은 마음의 깊이를 더 깊게 할 것이며, 사색의 빈 여백은 이해의 폭을 더 넓혀줄 것이다. 또한 사색의 마음은 조건 없는 사랑의 마음을 길러줄 것이며, 분별이 일어나기 전, 자성실상을 스스로 깨닫게 해 줄 것이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을 염려한다. 사회의 변화 속에서 우리 청소년들은 또 하나의 삶을 경험해가는 과정에 있다. 사람들은 고향을 찾을 때 편안함을 느끼듯 인간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때 가장 안정되고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그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사색의 길이라 생각한다.

스마트폰을 우리들의 손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자. 그 자유로움의 여백에 다시금 사색의 시간으로 채워보자. 사색은 비움의 행복을 자각으로 일깨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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