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익 교무의 '반야바라밀다심경'

▲ 석공혜장선사
도일체고액은'모든 고액을 건넜다'라고 의역을 할 수 있다. 여기서 더 구체적으로 도(度)와 일체(一切)와 고액(苦厄)의 뜻을 규명하여 보기로 한다.

도: ① 제도(濟度)의 준 말. 생사고해에서 헤매는 사람을 구제하여 열반의 피안으로 인도하는 것. 생사윤회를 흐르는 물에 비유하고, 그 흐름을 벗어나서 이상의 피안으로 건너간다는 말. ② 도피안(到彼岸)의 뜻으로, 이상세계인 열반의 피안에 도달하기 위한 수행을 말함. ③ 출가 삭발하여 사미·비구가 된다는 말. 이 경우의 도(度)는 재가에서 출가가 된다는 뜻이다. 일체(一切):산스크리트어 사르밤(Sarvam). 우주 만물 전체를 일컫는 말. 온갖 것, 모든 것, 온통이라는 뜻. 모두. 다. 전부라는 뜻이다.

고액: ① 인간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받게 되는 온갖 고통과 재난. 고(苦)는 심신작용에서 오는 괴로움, 액(厄)은 천재지변으로부터 겪게 되는 재난. ② 고환(苦患)과 재액(災厄) 등.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고액이다. 고액이란 무엇이며 또 어떻게 건너느냐이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너며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르며 자동차를 타고 원로(遠路)를 가듯이 하면 간단할지 모르지만 인생이 살아가는 길이나 세상에 벌어져 가는 상황은 만만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간접으로 와 닿는 갖가지 고액을 쉽게 물리치고 해소시킬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정말 싫은 고액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곧 사고(四苦)와 팔고(八苦)를 말한다. 사고란 생·로·병·사의 고통이요, 팔고는 이 사고에다 애별리고(愛別離苦)와 원증회고(怨憎會苦)와 구부득고(求不得苦)와 오음성고(五陰盛苦)를 더하여 말한다. 전 사고는 대체로 육신에 관계되어 있는 고통이라면 후 사고는 대체로 정신에 관계되어 있는 고통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생고(生苦)로 태어나는 게 고통이라는 의미이다. 여기에는 다섯 가지의 괴로움이 수반한다. 하나는 수태(受胎)의 괴로움이니 영식(靈識)이 모태에 의탁할 때에 어머니 뱃속이 좁고 부정(不淨)함이다. 둘은 종자(種子)의 괴로움이니 영식이 부모의 유체(遺體)에 의탁함에 어머니의 기식(氣息)을 따라서 숨을 쉼으로 자재(自在)가 없음이다. 셋은 증장(增長)의 괴로움이니 어머니 뱃속에서 10개월을 지내는 동안에 안이 덥고 뜨거우며 몸이 점점 자라남에 사이가 감옥처럼 좁은 것이요. 넷은 출태(出胎)의 괴로움이니 처음 나옴에 차갑고 더운 바람이 몸에 불고 입는 옷이 연약한 피부를 찌르는 것이다. 다섯은 종류(種類;사물의 부문을 나누는 갈래)의 괴로움이니 삶에 얼굴이나 신체의 결함 곧 연추(姸醜)가 있으며 생활도 부귀(富貴)나 빈천(貧賤)으로 갈라지는 것이라.

둘째, 노고(老苦)로 사는 게 고통이라는 의미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의 괴로움이 수반한다. 하나는 증장(增長)의 괴로움이니 어림으로부터 장년에 이르고, 장년으로부터 늙음에 이르면 기력이 점점 쇠약하고 파리하여 동지(動止)가 불편하고, 둘은 멸괴(滅壞)의 괴로움이니 왕성함은 가고 쇠약함이 이름에 정신기운은 감퇴되고 목숨은 날마다 촉박하여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이라.

셋째, 병고(病苦)로 아픈 게 고통이라는 의미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의 괴로움이 수반한다. 하나는 신병(身病)의 괴로움이니 사대(四大)가 고르지 못하여 질병이 공격해 오는 것을 말함이다. 지대(地大)가 고르지 못함에 몸을 들어 옮김이 침중(沈重)하고, 풍대(風大)가 고르지 못함에 몸을 들어 옮김이 굴강(굴强)하며, 수대(水大)가 고르지 못함에 몸을 들어 옮김이 반종하고, 화대(火大)가 고르지 못함에 몸을 들어 옮김에 증열(蒸熱)하게 됨이요. 둘은 심병(心病)의 괴로움이니 마음에 고뇌(苦惱)를 품고 비애(悲哀)에 끌리며 공포(恐怖)나 마군 등에 끌려 사는 것이라.

넷째, 사고(死苦)로 죽는 게 고통이라는 의미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의 괴로움이 수반한다. 하나는 병사(病死)의 괴로움이니 질병으로 인하여 목숨이 다하게 되면 죽게 되는 것이요. 둘은 외연(外緣)의 괴로움이니 혹 악연(惡緣)을 만나고 혹 수화(水火)나 자연 환경의 환난을 만나 죽게 되는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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