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알아준다고 봉사하면 얼마 못 갑니다"
교당 단독 바자 통해 건축기금 마련
매일 릴레이기도, 기도소리 쉬지 않아

평생 교당에서 신앙생활을 한 교도들은 한결같이 봉공회 활동의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봉공회는 단순히 봉사만 하는 곳이 아니라 교도들의 애환이 담겨져 있는 보물 상자와 같다. 물을 긷듯 하나씩 올라오는 주옥같은 사건(?)들은 생생한 교당의 역사로 회자돼 신입교도들에게 전해지곤 한다. 더욱이 오랫동안 신앙했다는 여성교도들에게는 봉공회 활동을 빼놓을 수 없다. 우아교당 신타원 이명인(新陀圓 李明仁·62) 교도가 그랬다.

"진안군 백운교당에서 입교해 교당에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아이들 교육을 위해 전주로 이사를 왔지요. 1998년에 우아교당은 원광어린이집에서 법회를 봤습니다. 아주 적은 숫자가 일요법회를 봤지요."

현재 우아교당은 어엿한 교당 건물과 식당채로 활용하고 있는 별관이 있다. 그는 초라했던 교당살림이 늘어나는 과정을 지켜봤을 뿐만 아니라 알뜰한 교도로 교당발전을 이끌었다. 3년째 교당 봉공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교당 봉공회에서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물품들을 다뤘습니다. 초기에는 키워 만들어 팔았지요. 암반수를 이용해 콩나물을 길렀는데 비좁은 교당 생활관이 문제였습니다. 교무님도 불편하고 관리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콩나물을 교도와 인근 주민들에게 팔아 수익을 냈지요."

이런 우여곡절을 거쳐 탄생된 품목이 '우아교당표 청국장'이다. 교구 바자에 내놓는 효자상품인 청국장은 청정 재료와 회원들의 정성 덕분에 맛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지금은 봉공회 품목이 다양해 졌습니다. 요즘 주력상품은 '치즈 돈까스'로 돼지고기 100근씩을 떼어다가 치즈와 양념을 가공해 냉동시키지 않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금방 튀겨 먹을 수 있어서 고객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봉공회의 다채로운 메뉴 개발은 지난해 교당 건축기금으로 3천만원을 희사할 정도로 그 효과를 보고 있다. 상품들은 교도와 자녀, 업체 등으로 유통망을 개척해 회전율을 높였다. 이 밖에도 배추김치와 깻잎김치, 멸치액젓, 굴비, 다시마, 참기름, 건멸치 등 질 좋은 상품을 만들어 팔거나 직거래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많은 일을 하다보면 일손이 부족합니다. 교당에 젊은 교도들이 있지만 거의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봉공활동을 하는 데 애로점이 많습니다. 대신 어르신들이 많이 도와줍니다. 신심 공심으로 합력해 이끌어 주십니다. 다른 교당 봉공회와 마찬가지로 회원들의 연령이 높아 걱정입니다. 뒤를 이을 젊고 건강한 후진들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2년 전 교당 별관(660㎡)을 구입해 식당 겸 봉공회 공간을 활용하면서 작업이 조금 수월해 졌다. 이렇게 열심히 봉사했던 그지만 아픈 시련도 다가왔다.

"2005년에 허리디스크 수술로 건강이 좋지가 못했습니다. 앉는 것이 불편해 겨우 법회 참석에만 표준을 둘 정도로 힘들었지요. 그렇게 5년 정도를 쉬는 동안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해 마음이 많이 불편했지요."

그는 건강이 회복되면서 교당 봉공회에 협력하고 있다. 봉공회는 교구 봉공회와 모든 일정을 조율하고 협력한다. 특히 전북교구 봉공회는 다방면의 봉사활동으로 정평이 나 있다. 푸드마켓과 은혜마트, 목욕봉사, 병원 도우미 등 전주시내 관련 기관들이 많아 그만큼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필요하다.

"남이 알아줘서 봉공활동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활동을 하면 하루 이틀 만에 정신적으로 바닥이 납니다. 자기가 희열을 느끼니까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지요. 별관을 구입하면서 본격적으로 교당 바자를 했습니다. 별관구입도 다 빚으로 했으니 건축기금 마련이 급했지요. 자체 바자를 2년 했는데 호응이 좋았습니다. 수익도 많이 났구요."

이런 그를 더욱 즐겁게 일할 수 있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타원 양정예 교도는 봉공회의 정신적 지주시지요. 칠순이 넘었지만 밤이고 낮이고 필요하다면 마다하지 않고 도와주십니다. 여기에 전 후임 임원들이 협력하고 단장과 중앙들이 뒤를 받쳐주니 봉공회가 힘을 타게 되지요."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하다는 그의 말에서 교당 신앙공동체의 따뜻함이 전해졌다.

"조석심고와 교당 기도에 빠짐없이 참석합니다. 천도재도 인연을 맺는다는 마음으로 참석해 축원해 드립니다. 교당은 원기100년을 앞두고 1000일 기도를 결제했습니다. 새벽, 저녁 그리고 일요법회 때 교도들이 매일 릴레이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교당의 기도소리가 하루도 쉬지 않습니다."

그는 '교법을 만나서 가장 고마운 점은 인과를 확실히 알았다는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렇게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다보니 건강도 좋아졌다는 그는 봉공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옆에서 인터뷰를 지켜보던 이법전 교무는 "모든 일을 상없이 한다. 봉공회는 상이 있으면 못하는 일이다. 그동안 수익금으로 교당 빚을 많이 갚아줬다"고 거들었다. 칭찬받을 법도 하지만 여전히 그의 손길은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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