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아카데미, 왜관수도원
사회, 빛·소금·공기·목탁

▲ 종교언론인협의회에 참석한 이웃종교 및 본지 기자들이 왜관수도원 기념관을 돌아보며 수도원의 역사를 이해했다.
원불교, 개신교, 불교, 가톨릭, 천도교 종교 언론인 40여 명이 평화아카데미를 통해 화합의 길을 모색했다.
올해 처음 시도된 평화 아카데미는 이웃종교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로 종교간 대화와 화합의 장을 넓혀가고자 하는 목적에서 열렸다.

21~22일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서 열린 종교언론인 평화 아카데미는 가톨릭교회에 대한 이해, 수도원 견학, 기도 및 미사참례, 소통의 시간으로 진행됐다.

서상덕 대표의장은 "우리는 신앙인이자 언론인으로서 다중적인 소명을 부여받고 있는 종교언론인들이다"며 "이 세상이 바라는 빛과 소금의 역할에 더해 사회의 목탁이자 공기로써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존재이다"고 격려했다.

그는 "평화아카데미는 첫 걸음이라 부족함이 많다. 회를 거듭하며 우리들이 꾸준히 마음을 모아 나간다면 사회와 종교간 평화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각각의 사업체를 둘러본 기자들은 "대단한 규모에 놀랐다"며 "왜관수도원은 하나의 자치경제권을 가진 공동체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또 수사들은 일하다가도 기도하는 시간이 되면 일에 대한 미련없이 기도에 참석하는 놀라운 힘이 느껴진다"고 견학소감을 밝혔다. 수사들인 만큼 성직 본연의 본분을 잃지 않고 생활하는 점이 당연하지만 이색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수도원은 자립경제를 위해 분도식품, 분도출판사, 금속공예실, 농업, 목공소, 스테인드글라스실 등 대·소규모의 다양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사업으로 순심 남녀 중·고등학교도 있다. 분도식품과 분도출판사는 지역내 주민 일자리창출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평화 아카데미 연수 기자 일행을 안내한 오윤교 수사는 "분도출판사의 경우 지방에 있다보니 이익창출보다는 수도원에서 먼 미래를 보고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며 "가톨릭 신앙서 및 달력, 책 등 필요한 자료를 인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계속 투자금이 들어가지만 먼 미래를 놓고 볼 때 필요한 사업이기에 기꺼이 손해 부담을 안고 간다는 것이다.

기도와 미사에 참례한 본지 기자들은 "가톨릭은 의식의 종교로 대중에게 인식되고 있는 듯 하다"며 "성당의 구조 역시 파이프오르간의 음색과 잘 화합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공명을 통해 신자들이 스스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느낌을 밝혔다. 교당 내 법당의 구조를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평화아카데미에 참석한 종교언론인들은 경북 칠곡 근교의 가실성당, 구상문학관,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양로원 등을 방문한 후 일정을 마쳤다.

왜관수도원 및 가실성당의 공통점은 각각의 역사실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가실성당은 초기 사제관을 그대로 보존해 두고 사료 및 역사보관실을 뒀다. 역대 주임신부 사진과 초기 교화에 사용했던 갖가지 미사도구를 소중히 전시해 둔 것이다.

왜관수도원은 61년의 역사를 지닌 만큼 기념관에는 자료가 풍성했다. 한국사회에서 가톨릭의 발전사를 보는 듯 했다. 특히 성베네딕도회가 한국에 진출해 자리매김을 하기까지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구조다.

종교언론인협의회는 1998년 발족이후 심포지엄, 친선체육대회, 간담회 등 다양한 모습으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종교언론인간 다져진 내적 역량을 사회의 평화와 종교간 화합이라는 열매로 승화시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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