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익 교무의 '반야바라밀다심경'

▲ 석공혜장선사
후(後) 사고(四苦)가 되는 네 가지에 대해 말을 해보려 한다.

첫째 애별리고(愛別離苦)란?

사랑하고 그리워지고 떨어질 수 없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고통을 말한다. 부모·형제·처자·애인·친구 등과 생별(生別) 또는 사별(死別)할 때 받게 되는 상처나 고통으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상황을 겪게 되지만 이를 당연시하거나 승화시키지 못하고 고통으로 남겨지게 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안으로는 육근이 옛날 같지 아니하여 지수화풍이 점점 분리되어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며, 밖으로는 친분을 가진 친척이나 권속들이 애정이나 감정이 멀어지고 때로 만나기 어렵고 볼 수 없는 외국으로 나가버리는 것도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요인이 된다.

둘째 원증회고(怨憎會苦)란?

미움이 있는 사람, 싫어함이 있는 사람, 원수 같은 사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또는 사물과 만나서 함께 살지 않을 수 없는 고통으로 좋아하고 사랑이 가지 않는 사람과 함께 만나서 살게 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이런 상황이 멀리 가버리면 좋으련만 돌고 돌아 나에게 다가오고 모여드는 정황이 벌어지는 것을 말한다. 안으로는 삼악도(三惡道)의 보복을 받고 밖으로는 도장(刀杖) 등의 인연이 되는 원수나 추루한 사람이나 별 연고가 없는 사람을 좁은 길에서 만나 핍박을 받는 것을 말한다.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61권에 "무엇을 원증회고라 이르는가? 마땅히 알아라 이 괴로움은 또한 오상으로 말미암는 것이니 첫째 저들과 만나면 근심과 괴로움이 생기기 때문이요, 둘째 벌을 다스림에 의지되는 바가 두렵기 때문이며, 셋째 악한 이름에 의지되는 바가 두렵기 때문이요, 넷째 괴로움에 핍박되어 명을 마침에 의지되는 바가 두렵기 때문이며, 다섯째 정법을 넘어 악취에 의지되는 바가 두렵기 때문이다(云何怨憎會苦 當知此苦亦由五相 一與彼會生憂苦故 二治罰畏所依止故 三惡名畏所依止故 四苦逼迫命終怖畏所依止故 五越正法惡趣怖畏所依止故)"고 했다.

셋째 구부득고(求不得苦)란?

원하는 것을 구해도 얻지 못해서 겪는 고통이다. 가지고 싶고 앞에다 두고 싶지만 안 되고 희망도 성취되지 않는 괴로움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일체 세간이나 일체 인물에 마음에 즐거운 바를 구해도 능히 만족의 이름을 얻지 못하는 것이라, 이른바 악법 여의기를 구해도 얻지 못하고, 선법을 구하려 하지만 얻지 못하며, 괴로운 일을 여임을 얻지 못하고, 즐거운 일을 구해도 얻지 못하며, 삼악도(三惡道)의 괴로운 과보 여임을 구해도 얻지 못하고, 인천(人天)의 즐거운 과를 구해도 얻지 못하며, 도장(刀杖)의 괴로움 여임을 구해도 얻지 못하고, 자생의 권속을 구해도 얻지 못함이라(─世間一切人物 心所樂求而不能得到滿足. 所謂惡法求離不得,善法求欲不得;苦事求離不得,樂事求欲不得;三塗苦報求離不得,人天樂果求欲不得;刀杖之苦求離不得,資生眷屬求欲不得)"고 했다.

〈열반경(涅槃經)〉에 "무엇을 구해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이라 이르는가? 구해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은 두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희망하는 곳에 구해도 능히 얻지 못함이요, 둘째는 많은 공력으로 역사해도 과보를 얻지 못함이니, 이와 같음이 구해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이라 이르니라(何等名爲求不得苦 求不得苦 復有二種 一者所希望處 求不能得. 二者多役功力 不得果報. 如是則名求不得苦)"고 했다.

넷째 오음성고(五陰盛苦)란?

오음의 작용이 왕성함에 따라 느끼게 되는 괴로움을 말한다. 오음은 바로 오온과 같은 뜻으로 사람은 색·수·상·행·식의 오온이 일시적으로 모여 몸(형체)도 이루고 마음(정신)도 이룬 것인데, 오온이 다 텅 비었다는 이치를 깨치지 못하고 오온에 집착하여 놓지 아니하면 온갖 고통이 따라오게 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오음의 음(陰)은 덮는다는 말인데 진성(眞性)을 덮어서 현발(顯發)하지 못한다는 뜻이요 성(盛)은 치성(熾盛)으로 수용(受容)의 뜻이니 생로병사 등 온갖 괴로움을 취집(聚集)하기 때문이니 그래서 오음이 치성한 괴로움이라고 말을 한다. 우리가 만일 오음에 집착하는 나머지 오히려 오음을 장양한다면 결국 오음이 치성하게 되어 삼계를 윤회하게 되고 해탈도 얻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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