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인들이 가장 곤란해 하는 질문이 원불교와 불교의 관계입니다.

교단 최고 결의기구인 수위단회에서 '원불교는 새 불교요, 새 종교'라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원불교는 불교인가? 새로운 종교인가? 하는 질문을 하는 상대에게 같으면서 다르다고 하는 원불교 입장을 납득시키기란 쉽지 않습니다.

〈대종경〉 서품 2장에 '내가 스승의 지도 없이 도를 얻었으나 발심한 동기로부터 도 얻은 경로를 돌아본다면 과거 부처님의 행적과 말씀에 부합되는 바 많으므로 나의 연원(淵源)을 부처님에게 정하노라'고 하시고, '장차 회상(會上)을 열 때에도 불법으로 주체를 삼아 완전무결한 큰 회상을 이 세상에 건설하리라'고 했습니다.

즉, '부처님께 연원을 대고 불법을 주체 삼는다'는 선언을 하셨기에 '새불교'라 하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종교학에서 종교를 구분할 때 기준으로 하는 것은 종교의 창시자인 교조, 교리가 되는 경전, 신도들의 모임인 공동체입니다.

교조가 다르고, 핵심경전이 다르며, 공동체 또한 확실히 독립된 것으로 보면 원불교는 '새 종교'입니다. 정식으로 '원불교'라는 교명을 지으면서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원불교 2대 종법사이신 정산종사께서는 "우리 회상을 과거 회상의 한 종파로 아는 이가 있나이다"라고 묻는 제자에게 "과거 부처님께서 바라문의 교리를 인순하신 점이 있고, 예수께서 구약을 연원하시었으되, 불교나 기독교를 과거종교의 한 종파라 하지는 않나니라"고 하시고, "과거 교법과 우리 법과의 관계는 어떠하나이까?"라는 물음에 "주로 창조하시고, 혹 혁신, 혹 인용하셨나니라"라고 답하십니다.

이에 대한 부분을 나누어 보면 첫째, 불교에 대한 인순의 맥락은 〈금강경〉, 〈반야심경〉, 〈수심결〉, 〈휴휴암좌선문〉 등 불조요경을 경전에 포함시킨 점. 둘째, 개혁의 맥락에서 '등상불 신앙에서 법신불 일원상 신앙으로 바꾼 점', '출가중심에서 재가 출가교도가 구분 없는 제도'로 바꾼 점. 셋째, 창조의 맥락에서 '전무후무하고 완전무결한 큰 회상 건설 의지표명', '일원상 진리에 대한 신앙·수행·서원·활용', '사은의 윤리, 사실적 도덕의 훈련법'으로 정리가 됩니다.

다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봅니다.

3천년 전에 주세불이셨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지금 이 세상에 다시 오신다면 어떻게 법을 펴실까? 불법의 원리는 더욱 드러내되, 법과 제도는 시대에 맞게 구현하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 잠시 생각을 멈추어, 나누고 분별하고 싶은 나의 욕구를 알아차리고, 분별에 속박되지 않는 본래 마음으로 모든 종교와 종파의 근본이 하나임을 밝힌 제불제성의 본의를 느껴봅시다.

<삼동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