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은 아무리 채워도 채울 수 없는 허공과 같다. 그러나 어려울 때일수록 분수를 지키며 본성을 잃지 않는다면 한때는 어려움을 겪을지 모르나 멀지 않은 장래에 제자리를 되찾게 되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

대종사께서 유허일 선진에게 서경에 주해를 달아 편찬한 서전 서문을 읽게 한 후 어떠한 난세를 당할지라도 위험한 일이 없고 천지의 좋은 운을 먼저 받는 비결은 분수지키기임을 말씀 하셨다.

이는 유산 대봉도에게 의식주 생활에서 분수를 지키는 것이 본심을 보존하고, 위험이 없다는 것을 깨우쳐 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역사속에서 이제(二帝)와 삼왕(三王)은 모두 중국 고대의 성군으로서 본심을 회복·보존한 임금이었고, 하걸 (夏桀)과 상수(商受)는 중국 고대의 폭군으로서 본심을 잃은 임금이었다.

부귀와 권세를 탐하여 마음을 잊어버리는 사람은 패가망신한다 하시고 , 그러한 영도자는 그 화가 장차 국가와 세계에 미치니 부귀와 권세에 끌리지 말고 오직 의·식·주 생활에 자기의 분수를 지켜서 본심을 잃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모든 재앙은 과욕에서 나온다. 욕심을 완전히 버리고 살 수야 없겠지만, 과욕은 반드시 버려야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안타깝게도 분수를 모르고 주제파악을 잘못하고는 일확천금(一攫千金)의 욕망으로 자신의 정신과 육신을 망친다. 또한 자신의 실력이나 자질을 무시하고 분수에 넘치는 일을 하여 재앙을 불러 오기도 한다. 따라서 사람은 반드시 중용의 도를 지켜서 분수에 넘치는 일을 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예로부터 성현들은 인간의 부귀가 온다고 그다지 기뻐하지도 아니하고 부귀가 간다고 근심하지도 아니하였다. 외부로부터 오는 부귀영화는 덧없음을 알고 영원한 마음의 도락을 누릴 뿐이다.

도락을 누리기 위해서는 누구나 무시선의 문에 들어야 한다. 선이란 천만가지로 흩어지는 마음을 하나로 집중 통일시키는 것이다. 선은 온갖 욕심으로 뜨겁게 불타는 마음을 잔잔한 호수처럼 맑고 고요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대종사께서는 성품을 깨치는 것만이 선이 아니고 성품을 깨쳐서 마음의 자유를 얻는 것까지를 말씀하시어 진공으로 체를 삼고 묘유로 용을 삼는 선을 주창했다.

진공으로 체를 삼는다는 것은 분별 주착이 없이 외경에 끌리지 않는 것이고, 묘유로 용을 삼는다는 것은 인과 진리에 따라 원만하고 공정한 생각으로 정의롭게 취사하는 것이다. 진공묘유에 힘쓰다보면 늘 본심을 보존하여 어느 사이에 대자유인으로 서게 될 것이다.

<담양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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