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전 교무(상임논설위원)
원불교100년기념성업이 3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원불교100년기념성업의 5대지표는 웬만한 교도라면 각인된 사실이다. 교화대불공은 '2만 교화단장'육성으로 교화체계를 확립하고, 국제마음훈련원 개원으로 현장교화를 살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자신성업봉찬은 선 정진, 의두 정진, 유·무념 정진, 기도정진의 '4정진 운동'으로 천여래 만보살의 회상을 열어가려한다. 세계주세교단 건설은 교서번역, UR운동 추진, 미주총부 건설 등이 대표사업이다. 대자비교단 건설은 세계봉공재단 설립에 역점을 두고 있다. 보은대불사는 대산종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과 성지장엄 등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 모든 사업은 교단 각 분야의 전문인재들이 지혜를 모아 옥석을 가려 결복 교운을 열어가기 위한 시금석으로 설정됐다. 이 과정에서 아쉬움이 하나 있다면 수차에 걸쳐 논의된 '살아나 운동'이 채택되지 않은 것이다.

소태산대종사께서 원불교를 개교한 이유는 우리들의 혜복의 문로를 열어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함에 있다. 원불교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제생의세'다. 이는 우리 교서 곳곳에서 나타나 있다.

〈원불교 성가〉 중 교가의 첫 소절은 '제생의세 목적하는 형제들'로 시작한다. 또 〈대종경〉에 여섯 번, 〈정산종사 법어〉 에 네 번이 나온다. 제생의세는 '일체생령을 구제하고 세상을 부처의 세상으로 고쳐 가자'는 것이다. 성불제중과 같은 뜻이나 제생의세는 보다 적극적인 교화 자세와 사회 참여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생각이다. 교서에 성불제중보다 제생의세를 많이 사용한 뜻은 대종사께서 현대사회의 병맥을 진단하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나타나 있다고 본다.

'살아나 운동'은 살림·아낌·나눔을 뜻한다. '살림'은 모든 존재가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의 관계임을 알아 살림인(人) 이 되자는 것이다. 생명·평화기도하기, 자신만의 에코존 만들기(화분이나 텃밭 기르기)와 요즘 발족한 햇빛발전소 협동조합 등이 구체적 실천방법이라 할 수 있다. '아낌'은 소비를 줄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생태적 삶을 실천하는 아낌인(人)이 되는 것으로 물 아끼기, 소비 줄이기 등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대종사께서는 "흐르는 시냇물도 아껴 쓰라" 하셨다. 우리가 한 해 동안 버리는 음식물을 합치면 8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유니세프 보고에 의하면 7초마다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나 굶주림으로 죽어 간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종이와 각종 에너지도 흥청망청 쓰고 있다. 간디는 "이 세상에는 모든 인류가 살아가기에 충분한 물질은 있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을만한 물질은 없다"고 했다. 우리가 미래를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새겨들어야할 교훈이다.

'나눔'은 나눔과 봉사를 통해 인류가 행복공동체를 실현하는 '나눔인(人)이 되자는 것이다. 현재 교정원에서는 몇 몇 교무들이 중심이 되어 '일원데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일원은 숫자 10을 원불교식으로 1=일, 0=원으로 매달 10일은 점심 한 끼를 굶는 날로 하자는 운동이다. 그 한 끼의 밥값을 모아서 기아와 빈곤으로 시달리는 동포를 돕자는 운동이다. 정오가 되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배고픔에 처한 이들을 생각하며 기도를 하고 굶고 있다. 머지않아서 총부에서는 10일이면 점심을 먹는 사람들을 찾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운동들이 교단 곳곳에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

'살아나 운동'의 명칭 자체만으로도 현시대와 상황에 어필할 수 있는 아젠다라 생각한다. 이런 의미 있는 아젠다가 원불교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채택 되지 않은 이유는 실천보다는 이념이나 이론에 머무르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때문에 이 모두를 실천하려하기 보다는 개인, 교당, 단체의 특성과 처지에 맞게 실천 방법을 설정해서 한 가지라도 꾸준히 실천해 가자.

그래서 '살아나 운동'이 생활문화 운동으로 정착되고 나아가 사회화까지 이어질 수 있게 하자. 원불교100년을 앞두고 '4정진 운동으로 혜문을 열고, '살아나 운동'으로 복문을 열어 제생의세의 경륜을 실현하는 보은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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