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훈 교도 / 원광사
1. 며칠 전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서 동창들을 만나기로 했다.
한 동창이 퇴직금으로 큰 식당을 열었으니 축하해주러 가자는 동창 모임이었다. 신논현역에 너무 일찍 도착한 필자는 어디서 시간을 보낼까 두리번거리다가 큰 서점을 발견했다.

광화문 교보문고보다 더 큰 신논현역 교보문고!
요즘 젊은이들이 책을 안 읽는다는 말은 그곳에서는 거짓말이었다. 큰 매장에 빈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젊은이들이 북적거렸으니까.

40여 년 동안 출판계에서만 일한 필자는 나도 모르게 입가에 기쁨이 묻어났다. 이어 내 머릿속에는 책, 교화, 문화, 풍류, 예술 등에 관한 금언이나 명언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풍류로써 세상을 건지리라(정산종사)' '책 든 손 귀한 손, 책 읽는 눈 빛나는 눈' '교화와 문화는 화자(化字) 항렬이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등.

2. 출가교도나 재가교도를 막론하고 원불교 교도라면(이것은 순전히 필자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다음에 열거하는 책은 꼭 옆에 두고 읽고 또 읽어야만 된다고 주장하고 싶다.

* 꼭 있어야 할 책 : 〈원불교 전서〉 〈대종경 선외록〉 〈원불교사전〉.

* 그 다음으로 꼭 있어야 할 책 : 〈원불교 이해의 첫걸음〉(김일상) 〈낱말로 배우는 원불교〉(박혜훈) 〈대종경 속의 사람들〉(송인걸) 〈한 울안 한 이치〉(박정훈) 〈인과의 세계〉(김중묵) 등.

* 절판되었지만 다시 찍어야 할 책 : 박혜명 교무가 재가교도들과 직접 인터뷰하여 집필한 신앙실록집 4권 〈저 푸른 하늘을 보라〉 〈은혜의 꽃은 피고〉 〈내일을 여는 서원〉 〈생명의 의미 깨달으며〉 등.

3. "억수로 흩날리는 눈발 속에서도 / 얼음장으로 굳어진 겨울하늘에서도 / 따스한 연가는 흐르고 흘렀다 / 여기서부터 어디까지가 극락이며 / 저기서부터 어디까지가 음악의 나라인가 / 드라마면 드라마, 영화면 영화 / 뮤지컬이면 뮤지컬 / 그 속에서 그대는 / 자유롭게 오선지 위를 날아 넘나들었다 / 그대의 음표는 항시 / 불빛처럼 반짝였다 / 피와 땀으로 만든 무지갯빛으로 치장하며 / 억겁을 흘러갈 노래 만들고 있었다 / 우리 마음에 범람하는 / 황홀한 음악의 홍수를 만들고 있었다."
-졸시 〈이지수〉 전문-

이지수는 내 친구 이효석의 아들이자 우리 교도이다.

드라마 〈겨울연가〉 주제곡으로 데뷔하여 〈실미도〉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안녕 형아〉 〈마당을 나온 암탉〉 〈마이 리틀 히어로〉 등 수많은 영화음악을 작곡한 앞날이 기대되는 작곡가이다.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곡은 이지수의 소품 '마음 마음 마음'이다.

안도현 시인은 유명한 국민시인이다. 그의 시에 '너에게 묻는다'가 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너는 /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너에게 묻는다' 전문

안도현 시인 또한 우리 교도이다.
이런 저명한 시인의 시에 저명한 작곡가의 곡을 붙여 원불교 성가를 만들었으면 하는 게 필자의 꿈이다.

그뿐만 아니라 동화작가, 소설가, 화가, 무용가, 연극인, 영화배우 등 숨어 있는 우리 교도들이 많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원기100년에 원불교문화의 르네상스를 이루자.
교화와 문화는 화자(化字) 항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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