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중국방문의 성과와 향후 전망'
산업경제

▲ 김익겸 전 주중문화원장.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방문의 목표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였다.
전 주중문화원장을 역임한 김익겸 원장으로부터 중국에서의 여정과 성과를 짚어보고 앞으로의 한중관계를 전망 해본다.

-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총체적으로 짚어봐야 되는데 공동성명 내용부터 좀 짚어보면 좋겠다. 성과는 무엇이고 아쉬운 점은 어떻게 지적할 수 있는가.

공동성명 내용을 보면 양 지도자는 한중관계의 현주소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내다보는 안목을 갖고 여러 의견을 교환했다. 이를 구체화 한 미래비전 공동성명이라는 것을 발표했는데, 거기엔 전략적 협력 동반관계의 내실화를 위해서 진일보한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다. 그 범위도 한반도 문제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미래까지 내다보는 포괄적인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사항을 보면, 구체적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문제라든가 또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대한 의식을 공유했다는 점이 과거보다는 좀 진보한 내용 같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심화를 위해서 우리나라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간의 대화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는 것을 명기한 점을 들 수가 있다. 그리고 또 경제적으로도 한중자유무역협정의 체결을 위한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상호간의 인식을 공유한 것은 큰 성과라고 본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북한 핵문제에 대한 표현에서 우리가 원했던 방향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원했던 건 한중 양국이 북한 핵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문서 형태로 표기하는 것이었는데 그렇지 못했고 한반도 비핵화라든가 유관 핵무기 개발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 왜 북한 핵이라고 명확하게 표기하지 않았다고 보나.

북한 핵문제는 그 파장이 남북한뿐만이 아니라 동북아 국가들이나 동북아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모든 나라들에게 영향을 주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양국 정상 간에는 북한 핵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공유하고 있으면서도 문서에는 명기하지 않은 것은 중국이 고려하는 한두 가지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는 혹시 소외되고 있는 북한 입장을 고려한 점, 그리고 또 하나는 북한 핵이 동북아국가들의 핵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중국이 우려하고 있지 않나, 그런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것은 민감한 문제가 있긴 하지만 중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서 중국 입장이 더 완고해 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입장이다.

또한 북한 핵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한국과 미국, 중국 세 나라가 공유하는 형태로 나가고 있기 때문에 아마 북한에는 적지 않은 압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에 한중 두 나라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중국의 공자를 인용을 했고 시진핑 주석은 우리 최치원을 인용을 했다.

이와 같이 양국 지도자들이 회담을 하면서 서로 문화적인 측면에서 감정을 교류하고 또 옛날의 문헌을 인용한다는 것이 아마 다른 나라의 외교 관계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진핑 주석은 확대 정상회담에서 최치원의 시를 인용했다. 최치원의 범해라는 시에 나오는데, '부창해 장풍만리통'이라는 구절이다. '푸른 바다에 배가 뜨니 바람이 만 리에 통한다'는 뜻인데 아마 한중 우호관계가 장기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인 것 같다.

이에 대해서 박 대통령은 '처음에는 사람의 말을 듣고 행실을 믿었지만, 이제는 사람의 말을 듣고 행실을 살펴본다'는 공자의 어록을 인용했는데 이것은 다분히 북한이 앞으로 어떠한 변화를 보이든지, 또는 이런 지금과 같은 부적절한 입장을 계속 유지해 나갈 건지 관찰하고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한중정상회담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을 많이 갖는 쪽은 아무래도 북한일 것 같은데, 북한 쪽은 어떤 반응인가.

이번 회담의 결과가 북한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주지하다 시피 중국의 한반도 정치 3원칙이라는 게 있는데, 그것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 안정, 그리고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인데 최근에 와서 우선 순위가 한반도 비핵화를 가장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변했다. 중국이 북한 문제를 얼마나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회담에 대해 북한은 당장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최근 노동신문 사설에서 공조 책동이라든가 청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한국과 미국, 중국으로 이어지는 핵 반대 공조에 구체화되고 있는 점을 많이 비판했다.

향후에도 이런 비난은 주로 남한을 상대로 지속될 것 같다. 그렇지만 최근에 와서 중국에서도 이젠 북한이 정상국가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지 않나. 그리고 양국 관계가 정상적인 국가관계로 가야된다는 의견들이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일련의 변화 과정을 많이 생각을 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방중
한·중 관계의 새로운 도약
중국의 꿈과 한국의 번영에 공감


- 이번에 박 대통령의 방중이 경제 외교도 일부분 성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 되고 있다. 특히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선주붕우 후주생의'라는 속담을 인용했는데.

중국 사람들은 인간관계라던가 사업에 있어서 신의를 중요시한다. 이 뜻은 사업을 하려면 먼저 친구가 되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중국 사람들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상대를 갖게 되면 일반적인 상상을 뛰어넘는 배려를 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인데 중국인들이 박 대통령이 오래 전부터 중국 문화에 대한 많은 소양을 갖고 있는 지도자로 생각하는 점이 있지 않나.

예를 들면 한중 간 경제협력이 수교 전부터 시작이 됐고 수교 후에도 아주 빠른, 세계 역사상 유례에 없는 빠른 속도로 확산이 됐다.

- 시안을 방문지로 선정 했던 것도 이번 방중회담에 여러 가지 전략이 있었던 것 같은데 성과는 어떻게 보나.

두 가지 전략적인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을 하고 두 가지 의미에 대해서는 상당히 성공적인 인상을 심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문화적인 의미와 경제적인 의미를 짚어볼 수 있다. 문화라는 것은 다른 부문과는 달리 국민들에게 주는 감정적인 영향이 매우 크지 않나? 특히 국민감정에 따라 외교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상호존중의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어떤 면에서 중국이 그렇지 못한 점이 많이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옛 도시인 서안방문을 통해서 중국문화를 존중한다는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고 역으로 중국도 한국문화를 좀 존중해 달라는 상호존중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해석을 하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중국이 당면한 중요한 과제가 있다. 바로 내륙 지방의 개발이다. 중국은 내륙지방인 서부 지역 개발을 통해서 동서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또 사회통합을 실현하려고 한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게 서부개발 사업인데, 이 중요한 사업에 전력 거점 도시 하나가 바로 서안이다.

이 곳을 방문한 것은 경제적으로 한국이 서부 대 개발에 적극적인 참여를 희망하고 기여를 하고 싶다는 입장을 표현한 것으로 두 가지 의미에서 볼 때 대단히 성공적인 전략적 고려라고 생각한다.

- 박 대통령의 방중을 통해서 새로운 도약을 하는 길을 또 하나 놓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앞으로의 한중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회담 후 두 사람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꿈과 한국의 번영에 대해서 서로 공감을 했다고 얘기했고, 박 대통령은 새로운 한반도와 동북아를 향한 희망을 피력을 했다. 양국이 이와 같은 목표를 위한 각 분야의 합의문도 많이 체결을 해서 앞으로 실질적인 관계 증진을 위한 기초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제까지 한중관계에서 아쉬웠던 점이 하나 있다. 경제협력관계의 발전에 비해서 정치나 안보분야의 협력관계 발전 속도가 좀 미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회담을 토대로 해서 향후에는 양국이 정치와 안보분야에서 전략적인 이익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명실상부한 전략적 협력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더욱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그런 목표를 향한 좋은 시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자료제공/ 원음방송
사진제공/ 온바오닷컴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