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속담에 '두더지가 파놓은 흙 두둑을 산으로 만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과장하지 말라는 뜻이다.

대종사는 〈인도품〉 56장에서 문인들이 소설을 쓸 때 일반의 흥미를 끌기 위해 소인이나 악당의 심리와 행동을 지나치게 그려내어 더할 수 없는 악인을 만드는 것은 좋지 못한 인연의 씨가 된다 하고, 옛 사람의 역사를 말할 때에나 지금 사람의 시비를 말할 때에 실지보다 과장해 말하지 말도록 했다.

상품도 과장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이 시대에, 하물며 사람의 역사나 시비를 과장하는 행위나, 독자층이 넓은 도서나 대중 언론의 과장 행위는 무거운 악업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최상급의 단어로 극단적인 주장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것은 진리를 왜곡하지 않기 위해서나 판단력을 의심 받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과장하는 사람은 스스로 품위를 해치고 지식이나 판단의 편협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방송에서 가끔 시청률을 의식해 극중 인물을 지나치게 과장해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종사는 가공의 인물에 대해서도 인과를 적용시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시청자나 독자들이 내용을 보고 과도하게 반응하게 되거나 악한 마음을 갖게 되므로 간접적으로 업을 짓게 되는 것을 방지하게 하신 것이 아닐까!

사항에 따라 과장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심하면 본질을 벗어나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요훈품〉 29장에서 대종사는 '빈 말로 남에게 무엇을 준다든지 또는 많이 주었다고 과장하여 말하지 말라. 그 말이 도리어 빚이 되고 덕을 상하나니라. 또는 허공 법계에 빈말로 맹세하지 말라. 허공 법계를 속인 말이 무서운 죄고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직접 상대를 보고 과장하는 것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진리전에 과장하는 것조차 인과의 원리에 근거해 금지한 가르침으로 머리가 숙여진다.

〈세상을 보는 지혜〉의 저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과장은 거짓말과 가까운 사이라며 과장되게 말하는 것을 경계했다. 과장하는 말에는 진실이 없다. 언젠가 진실이 드러나면 설 곳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어떤 사미가 늙은 비구의 경 읽는 소리를 비웃어 개 짓는 소리 같다고 했다. 비구가 사미에게 곧 참회토록 하여 사미가 지옥에 떨어지는 것만은 면하게 했으나, 개로 몸을 다시 받아 태어나는 것만은 면할 수 없었다고 한다. 정도에 벗어난 말 한마디의 해가 이처럼 크다.

순간 과장의 표현을 삼가는 것이 계문이나 유·무념으로 지켜진다면….

<담양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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