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성철 교사/원광고등학교
아침 출근 길에 제법 뜨거운 햇살이지만 오늘도 어머니는 이른 아침부터 텃밭에서 나오실 줄 모르신다.

며칠 전 아버지가 가지고 오신 호박 모종이 걱정이 되고, 자라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고 좋으신가 보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하며 자라는 과정일 뿐인데….

내가 가까이 다가가 '뭘 그렇게 유심히 보고 계시냐'고 물어봤더니, 대답이 없으시다. 가까히 온지 모르시는 듯 해서 다시 한번 여쭤보니, '잘 자라는가 보고 있단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잡초를 뽑으신다. 매일 같이 자라는 잡초 때문에 호박 모종이 다른 것보다 덜 자란다고 걱정을 하신다.

그런 어머니를 보며 쓸데없이 고생을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 나의 삶과 대조해보니 순간 많은 생각이 떠올라 머리를 스쳐간다.

처음 교단에 섰을 때는 몰랐지만, 막상 교단에서 학생을 오랜 시간 가르치다보니 '관심'이라는 단어가 '사랑'이라는 뜻과 통한다는 게 느껴졌다.

그 사랑이라는 관심이 학생들에게 '새로운 뭔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때 그 시절 나 역시 학생이었던 시절, 선생님의 관심으로 많은 아이들이 힘들어도 하고, 행복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지극한 개인주의와 타인의 행동에는 관심도 없는 요즘 세대들에게 학교라는 둥지는 먼 훗날의 추억과 또다른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한 시대, 한 공간에서 한 가지 또는 다른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깨우침과 말할 수 없는 엄청난 신비의 삶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곳이 학교이다. 인내력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교육인 것 같다.

학교교육과 입시에 대한 중압감은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아직까지 학교 교육은 성적에 대한 부담감과 우수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고된 입시환경,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멍에에 똑같은 일상을 반복해야하는 환경인 것 같다.

이런 입시환경이지만 우리아이들에게 좀 더 많은 지식을 알게 가르치는 것보다, 건강한 신체와 풍부한 감성을 기르게 하는 것과 도덕적으로 건강한 미래의 주역으로 양성하는 것이 진정한 선생님의 몫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런 학생들에게 전인교육과 인성교육을 최우선시하며 경계에 부딪쳐 무너지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때문에 원광고등학교에서 교립학교에서 마음공부, 혹은 귀공자를 통해 도덕적인 훈련을 함으로써 일원상의 신앙을 접해 최상의 교육을 받는 우리아이들은 진정 운이 좋은 아이들이다.

오늘도 아이들은 "선생님! 저 오늘 아파서 조퇴 하고 싶은데요…", "선생님! 저도 갑자기 몸이 안 좋은데 집에서 쉬면 안될까요?"라고 외친다.

나는 학생들에게 나는 "지금 이 순간은 절대 다시 오지 않는 시간입니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세요!", "공부보다 인성교육이 먼저입니다. 예의 바르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세요"라고 이렇게 답하고 있다.

그대 진정으로 원하는가?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을 잡아라.

무엇을 하든 무엇을 꿈꾸든.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하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반짝이는 눈으로 내 입을 바라보는 아이들을 보면서 오늘 나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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