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지위가 높은 사람이나 권세가 있는 사람이나 학식이 많은 사람은 큰 신심을 발하여 대도(大道)에 들기가 어려운데, 그러한 사람으로서 수도에 발심하여 공도에 헌신한다면 그는 전세(前世)에 깊은 서원을 세우고 이 세상에 나온 사람이니라." 이는 〈대종경〉 신성품 5장의 소태산 대종사 법문말씀이다.

이 법문의 주인공으로 이 세상에 와서 새 회상 창업에 큰 정재를 기쁘게 희사하여 교단의 큰 일을 수월하게 해낼 수 있도록 상없이 합력하고 떠난 사람이 바로 신타원 김혜성(信陀圓 金慧性) 종사이다.

소태산 대종사 초창 당대에 팔타원 황정신행 종사가 교단의 수달장자로 그 역할을 다했다면 원기 100년을 바라보는 성업기에는 신타원 종사가 그 대업을 수행했다 하겠다. 신타원 종사는 자녀들과 손잡고 교역자 전문훈련도량인 익산 왕궁의 중앙중도훈련원 건립과 미주총부도량인 원달마센타 건설 등 교단의 대사에 주역이 되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사업의 주인공에 그치지 않고 재가로서 수행공부에 정진하여 정식출가위의 법위를 인증받아 불보살 성인의 반열인 종사 법훈을 받았다는 점이다. 큰 부와 귀를 누리는 위치에서도 인간의 재색명리가 한점 뜬구름 처럼 부질없는 허상인 것을 알아 성불제중의 서원을 키우고 마음적공에 불을 밝혀 수행일가를 이뤄 재가공부의 사표가 되었다.

이제 그의 색신은 우리곁을 떠났다. 앞으로 남은 일은 우리들의 몫이다. 그리고 신타원종사가 아끼고 사랑했던 자녀들의 몫이다. 삼성 이중덕(건희) 회장과 홍도전(라희) 부부, 홍석원(석현) 중앙일보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이 어머니의 유지를 얼마나 잘 이어가느냐 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그들은 실로 효심깊은 자녀들이요 신심깊은 불제자들이라 참으로 감사하다. 신타원 종사의 열반으로부터 종재에 이르기까지 교단법에 따라 법답게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그 천도축원을 일심정성으로 올렸다. 사회적으로도 명성이 있는 가문에서 이처럼 새 회상 원불교의 진실된 신자의 모습을 올곧게 보여 간접교화에도 큰 몫을 다했다. 참으로 은혜로운 일이다.

신타원 김혜성 종사의 열반을 다시금 깊이 애도하며 그 천도축원을 올리면서 그 자녀들과 가족들이 변함없는 대신성으로 아직도 창립기라 할 수 있는 우리 원불교 교단사업에 큰 합력이 있기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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