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기은 교도 / 둔산교당
초등학교시절 나에게는 약간의 원망심이 싹트고 있었던 것 같다. 내 마음 한 구석에 어머니에 대한 원망심이 자라고 있었다. 그러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의 소개로 원불교 해운대 교당에 입교를 하게 됐다.

그 당시 교당을 다니면서 나에게 가장 와 닿았던 법문 말씀은 일상수행의 요법 중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는 말씀이었다.

이 말씀은 원불교 교도로서 생활하는 40여 년 동안 나 자신을 일으키고, 바로 세우고, 가슴에 새기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원동력이었다.

현재 나는 놀이치료를 통해 아동청소년 그리고 그의 부모에게도 도움을 주는 놀이치료사이다.

대학 시절 '아동심리' 라는 강의를 들으면서 나에게 와 닿았던 내용은 어린 시절 엄마와의 안정된 애착은 한 개인이 성장하면서 그 인간내부의 자아존중감 형성에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것이 인연이었는지 나는 17년 동안 아동청소년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기다려주면서, 부모와 함께 해결해나가는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야한 동영상을 보는 아이, 엄마와 떨어지기 힘들어하는 아이, 틱이 있는 아이, 왕따 아이, 친구 관계 맺기가 어려운 아이, 야뇨증, 유뇨증 아이, 반항 적인 아이, 공격성이 심한 아이, 우울한 아이, 선택적 함구증 아이, ADHD 아이, 부모자녀관계 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으로 오는 아이들이 점점 자신이 가진 문제점들에서 벗어났다.

결국 학교생활이나 가정에서 잘 적응하게 되어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본 뒤 자존감이 높아져 아이 스스로가 상담자인 나에게 '성적이 올랐다', '이번에 학업우수상을 받는다', '친구가 많아졌다' 등 자아존중감 향상으로 내면이 건강해져 부모가 걱정하는 문제들이 대부분 해결됐다.

아이의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이 가득하고 이들의 가정이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은 치료사로서의 보람과 긍지를 가지게 되고 또한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도 더불어 갖게 됐다.

대체로 아이의 문제는 가정의 불안에서 오게 되며 더불어 부모의 문제까지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부모들이 받은 양육 경험은 그대로 자녀에게 대물림을 하게 되고 또 자녀가 커서 부모가 되었을 때 다시 그들의 자녀에게 또 다시 대물림이 되기 때문에 아이가 나타내는 문제 행동에 대해서 부모들은 원망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 아니라 가정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전환점으로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또한 부모님들이 이 힘든 상황을 감사의 마음으로 돌려서, 그 부모 자신은 어렸을 때 부모와의 관계가 어떠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것이 아이의 문제로 나타났고, 부모 자신이 어렸을 때 해결하지 못한 어려움과 대체로 일치한다. 요즘 EBS에서 나오는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을 보면 부모가 어렸을 때 해결하지 못한 많은 부분들이 심리치료를 통해서 해결되어 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원불교 〈정전〉에서 보면 "동포 보은의 결과 (중략) 우리가 동포 보은을 한다면, 자리이타(自利利他)에서 감화를 받은 모든 동포가 서로 사랑하고, 즐거워하여, 나 자신도 옹호와 우대를 받을 것이요. 개인과 개인끼리 사랑할 것이요 (후략) "라는 법문 말씀이 있다.

나 자신이 상담을 통해 알게 된 동포가 어둠에서 밝음으로, 우울에서 즐거움으로, 좌절에서 희망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도 스스로의 보람과 행복과 감사함으로 가득차고, 나와 내담아동, 그들의 부모와 내담 아동간에 서로 따뜻하고 사랑하는 관계로 변하는 모습….

이것이 또 하나의 동포 보은의 결과로 볼 수 있어서, 대종사님께서 밝혀주신 동포의 은혜가 내 마음을 밝히고 맑히고 진흙 속에서 피는 연꽃처럼, 그렇게 향기가 품어 나오는 원불교 교도로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해 주심에 한량없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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