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희 교도 / 워싱턴교당
9~11일 워싱턴교당에서 열린 한인 2세를 위한 여름훈련에 참가했다. 이번 여름 청년 훈련을 통해 나의 생각과 감상을 나눌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매우 활동적이고 신앙 깊은 기독교 신자였다. 다른 기독교인들처럼 다른 종교를 이해하고 존경하는데 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훈련을 통해 나의 생각과 관점에 변화가 생겼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2013년 올해 초, 나의 부모는 기독교에서 원불교로 종교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이것은 나에게 정말 큰 충격이었다. 왜냐하면 내 종교의 믿음 안에서는 다른 어떤 종교의 가르침도 이해되거나 존경하도록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려웠다. 이런 믿음으로 인해 원불교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의 부모님은 함께 교당에 가자고 무언의 압박을 가했고, 여러번 가지 않으려고 반항도 했다. 부모님으로부터 원불교 얼마나 훌륭한 종교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지만 겉으로 동의하는 척만 했다.

어느날 워싱턴교당 교무님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게 됐다. 부모님께서 교당에 나를 여름훈련에 참가자로 등록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문자가 온 것이다. 이 문자를 어머니께 보이니 "내 딸이 원불교가 좋아서 훈련에 참가하겠다"고 교무님께 말해 버렸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못마땅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훈련 시작 전부터 나는 긴장되고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훈련이 시작되자 그런 걱정으로 헛된 시간을 보낸 것이 후회가 됐다.

참가한 청년들 모두가 너무 평화로워보였고, 어떤 면에서 모두가 행복한 얼굴로 보였다. 그들의 평화로운 얼굴을 보는 것이 나를 고요하게 만들었다.

기독교의 교훈이나 가르침과는 다르게 원불교에서 수행하는 것은 천국이나 지옥으로 가는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모두 내 안의 평화와 세계의 평화를 위한 것이다. 초청 법사로 온 이오은 교무님의 '불성(Buddha Nature)'의 가르침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나는 오직 하나님만이 훌륭하고 다른 사람들은 하나님과 같이 될 수 없음을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무님의 설명이 끝난 후 나는 마치 다른 세상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교도들에게 당신 자신이 부처님과 똑같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처가 된다는 것은 두 가지의 성격이 요구되는데, 물과 같으며 또 현재 이 순간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정말 그 가르침이 맘에 들었다. 물과 같은 것이란 깨끗하고 순수하며, 주위와 싸우지 않고 그냥 흘러간다는 것, 항상 정중하며 유순하다는 것이다. 이 순간에 머문다는 것은 어떤 일을 하던 간에 그 일 그 일에 집중을 하고 초점을 맞출 수 있으며 과거나 미래에 살지 않기 때문에 바로 이 순간에 부처가 된다.

마치 위대한 부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 안의 평화를 발견함으로 부처를 회복한다는 것을 가르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기독교인들은 항상 과거나 미래에 살고 있다. 항상 과거에 했던 일에 대한 용서를 구하게 된다. 가끔 맹목적인 죄의식과 두려움에 살기도 한다. 아마 이런 것들이 기독교 안에서 평화를 발견하기가 어려운 이유가 아닌가 싶다.

훈련 마지막에 나는 원불교의 모든 이들이 왜 평화로운 얼굴이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들은 물과 같고 항상 이 순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훈련에 참가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과거의 죄의식과 두려움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현재의 삶을 즐기는 것을 배우게 돼 기쁘다.

내 삶의 방향이 영원히 바뀐 것 같아 보람있는 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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