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청자에서 교도가 된 윤하원 교도
낯선 땅의 든든한 친구
법회 보려 직업도 바꿔

중국 길림성 출신의 윤연란 씨가 한국에 온 건 작년 10월. 오자마자 문화에 적응하며 간병인 교육을 받는동안 낯섬과 외로움에 잠을 못 잘 정도로 힘이 들었다.

늦은 밤까지 불면에 시달리던 그의 귀를 잡아 끈 원음방송 라디오. 그는 "시보인 줄 모르고 어쩌다 가끔씩 나오는 줄 알았던 법문 말씀이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늦도록 잠 못들때 나오던 '희망스케치(자정~2시, PD 김일안 교무)'가 큰 힘으로 작용 했다"는 그다. 용기를 내 문자사연을 보냈더니 바로 방송이 됐다.

신기하고 기뻤던 마음, 낯선 한국에서 든든한 친구가 생긴 것 같았다. 1월 '조은형의 가요세상 5000회 축하 공개방송'에도 다녀왔다. "원음방송에서 초대권을 줬는데, 한국와서 첫 문화 경험이라 너무 설레고 기뻤다"는 그는 세시간이 쏜살같아 아쉬웠다.

그러나 한국 적응과 일 때문에 우는 날이 많아진 그는 '희망스케치' 진행자였던 문은식 교무에게 직접 고민을 상담하기에 이른다. "서너번 교무님을 뵈니 사람이 아니라 뭔가 다른 선인같았다"며 "원불교 공부를 하면 나도 이렇게 될 수 있을까?" 싶어 입교를 결심했다.

6월 영등포교당에 첫 발을 디뎠다. 이미 중국교포인 임정각 교도가 든든한 주인으로 살고 있는 교당이라 마음을 쉽게 붙였다.

"교도님들이 어쩌면 그렇게 열정적으로 공부하시고 환영해주시는지, 세상에 이런 곳도 있구나 하며 깜작 놀랬다"는 그다.

그러나 간병인에게 일요일 법회 참석은 쉽지 않았다. 친구같던 '희망스케치'도 문을 닫아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

"그래도 계속 원음방송을 듣다보니 좋은 프로그램들이 귀에 닿더라"는 그는 특히 아침 5시부터 7시까지 '성지의 아침(5시~5시 50분)', '하루를 여는 기도(5시 50분~6시)', '라디오전서(6시~6시 50분)'를 듣고 나서야 하루를 힘차게 시작한다.

"일하는 시간이지만 '둥근소리둥근이야기(오후 4~5시)'도 챙겨 듣는 편"이라는 그녀에게 시보 법문은 스승이자 식량이다. 잠시 한국에 온 딸이 며칠만에 "힘들고 외롭더라도 엄마한테는 원음방송이 있잖아"라고 말했을 정도다.

7월 '하원'이라는 법명을 받고는 마음이 달라졌다. 간병인을 포기하고 가정집 가사도우미로 직종을 바꾼 이유는 오직 일요일 법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영등포교당 선배님들처럼 공부하고 봉공활동도 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었다"는 그에게 원음방송은 "마음 아픈 사람, 외로운 사람, 괴로운 사람들에게 휴식과 위로가 되어주는 방송"이다.

'희망스케치'처럼 고민을 보내면 상담해주는 프로그램들이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는 그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 싶던 나를 원음방송이 살려줬다"고 말했다.

원음방송이 준 희망의 힘으로 일상생활도 교당생활도 열심히 해보겠다는 그의 미소가 한결 자연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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