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종사는 총부 건설을 마치고, 휴양 차 봉래정사에서 1개월여를 머무른 적이 있다. 그때 이경순 선진과 이정화 선진이 대종사로부터 법명을 받았다.
하루는 두 자매가 산딸기를 따서 대종사께 드리기 위해 석두암으로 가져갔다.

두 자매가는 "할아버지, 산딸기 따 왔어요"하고 드렸다.
어린 자매의 순수하고 천진스런 행동에 대견해했다.

대종사는 "너희들이 나를 위해 산딸기를 따왔다니 참으로 고맙구나. 그러나 내가 산딸기를 다 먹고 나면 너희들이 또 짚신발로 산딸기를 따러 산으로 올라갔다가 뱀에게라도 물리면 큰일이다. 그러니 내가 몇 개만 먹겠다. 다음부터 산딸기 따러 짚신 신고 함부로 다니지 말아라"라고 딸기를 드시며 말씀했다.

대종사의 대자대비가 그대로 눈앞에 그려지는 한 편의 아름다운 일화이다. 대종사는 불지품 2~3장에서 대자와 대비의 뜻을 명확히 밝혔고, 대자대비의 위력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씀했다.

먼저 대자라 하는 것은 중생이 선량한 성품을 가지고 갖가지 선행을 실천할 때, 부처님이 이를 기뻐하고 사랑해 더욱 선도로 인도해 주는 마음을 의미한다. 또한 대비라 하는 것은 중생이 탐심과 진심과 치심에 끌려 제 스스로 제 몸과 마음을 태우고 악도에 떨어질 일을 짓고도 사은을 원망할 때, 부처님께서 이를 슬퍼하시고 불쌍히 여기사 천만 방편으로 제도하여 주시는 마음을 의미한다.

대종사는 이러한 부처님의 대자대비는 태양보다 따뜻하고 밝은 힘이 있기에 자비가 미치는 곳에서는 중생의 마음도 변한다고 했다.

즉, 중생의 어리석은 마음이 녹아서 지혜로운 마음으로 변하며, 잔인한 마음이 녹아서 자비로운 마음으로 변하며, 인색하고 탐내는 마음이 녹아서 혜시하는 마음으로 변하며,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의 차별심이 녹아서 원만한 마음으로 변하게 된다.

우리는 매일 좀 더 행복한 교단, 보다 살맛나는 세상으로의 변화를 꿈꾸며 살고 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러한 변화도 우리들의 한 마음의 변화에서부터 비롯된다. 그 마음의 변화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힘이 바로 부처님의 대자대비이다.

'마치 어머니가 목숨을 걸고 외아들을 보호하듯이,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해 한량없는 자비심을 발하라'는 부처님의 말씀이 오늘도 나의 중생심을 내려놓게 한다.

<원광디지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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