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머컬쳐 디자이너 유원정 교도

획일화된 비순환적인 삶 속에서 대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삶과 문화를 꿈꾸는 '퍼머컬쳐'가 떠오르는 이유다. '영속적인 농업(permanent agriculture)' 혹은 '영속적인 문화 (permanent culture)'의 줄임말인 퍼머컬쳐는 지구돌보기, 인류돌보기, 공평한 나눔을 핵심 가치로 생태적인 삶, 농업, 협동조합, 적정기술, 공동체 등의 키워드를 포함한다. 이 개념들이 한데 집약된 '명랑시대 꿍꿍이 페스티벌' 현장에서 퍼머컬쳐 디자이너 유원정(호적명 희정) 교도.

'명랑한 청년들이 시골에서 대안을 찾다'의 줄임말인 '명랑시대'의 '꿍꿍이 페스티벌'은 매년 여름과 겨울 전국의 청년들이 모여 진행하는 2박 3일의 캠프다. 캠프를 기획하고 진행한 그녀지만 포지션은 '활동가'로, 이름도 호적명 '희정'이 아닌 '소란'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린다. 귀농이나 귀촌, 도심농업에 관심있는 청년들이 모여 '지속가능한 삶'을 목적으로 장터, 사람책, 농촌활동 등을 진행한다.

페스티벌을 통해 유 교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관계'다. 그녀는 세계의 전환도시의 롤모델인 영국 토트네스에서 3년반을 살며 퍼머컬처에 눈을 떴다. 토트네스는 지역 내 유기농 먹거리를 통한 일자리창출과 전용화폐를 통한 지역경제공동체화로 명성이 높다.

그는 "토트네스에서의 어느날 한국에 구제역이 터지면서 지인이 열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귀국 후 한국형 지속가능한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는 "에너지를 아끼자, 생태도시를 짓자, 같은 평면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일방적이고 소비적인 관계를 개선하자는 것"이라며 "도시의 소비를 위해 농촌이 착취당하는 한국 사회의 구조로는 농촌으로의 분산이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화에 살면서 명랑시대 활동가들과 은평갈현텃밭을 가꾸는 '농부'인 그는 의료생활협동조합 '살림'이사로도 활동중이다. 이익추구 대신 다같이 잘 사는 방법에 동참하는 협동조합도 퍼머컬쳐의 중요한 축이다. 얼마전에는 '다짐'이라는 이름으로 체육관을 함께 운영하는 협동조합도 시작했다. 5월에는 홍대 거리 구석구석 빈 땅에 씨앗을 심고 사라지는 '게릴라 가드닝'을 펼쳐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는 중학교 2학년때 '종교를 가져야겠다'며 종교관련 책을 찾아본 뒤 강화교당의 문을 두드릴 만큼 당찼다. 구산교당과 신촌교당에 번갈아 다니다 영국에서 돌아온 뒤로는 강화교당에 종종 나갔다. 쏟아지는 강의 요청과 농사일로 바쁘지만 4축2재만큼은 꼭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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