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교화의 물꼬 어떻게 터야할까?

'교화대불공'은 원기100년 까지 교정핵심정책의 첫 번째에 놓일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5가지 주요과업 중 '교화 인프라 구축'은 현장교화연구 기능 강화가 포함돼 있다. 교화는 교화현장이 흥이 날 때 배가된다. 이번 달에는 교화구조개선을 통해 흥이 나는 교화대불공의 활로를 모색해 보고자 한다. 1주 교당구조조정의 현주소, 2주 인사순환구조와 교구자치제, 3주 교화환경개선에 관해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 4일 법은관 대회의실에서 교구장 협의회가 열렸다. 이자리에서 통합 공동교화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교화환경개선이 교단의 현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교단이 원기100년을 앞두고 실질적인 교화를 모색하며 교화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인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교화정체의 원인을 분석하고 교화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교단의 현안이기 때문이다. 교화환경(구조)개선이란 교당 통폐합, 인사제도 혁신, 교당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사업, 지구 및 지역연합, 공동·토탈·공동체교화, 총부행정 등의 문제개선을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교화환경개선은 곧 정체된 교화의 물꼬를 트는 일이다.

영세교당 교화구조 성장 막아

한때 교단은 토탈교화시스템을 내세워, 한 교화장에 교육과 복지를 아우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며 '교화로 복지를, 복지로 교화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교정팀에서는 교화구조 개선을 내세웠다. 지금까지의 교화구조와 패턴으로는 더 이상 교화를 성장시키기 어렵다는 분석과 진단을 20년 넘게 해왔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성장해 갈 수 있는 틀과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방안으로 원기100년까지 10만 명 출석교도 늘리기 프로젝트를 강력히 추진했다. 목표관리를 주된 추진 동력으로 삼았다. 그러나 목표를 세우는 밑그림이 명확하지 않아 구호에 그친 감이 있고 그마저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 교정팀에서는 교화대불공을 위해 2만 교화단장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원불교100년까지 한 단이 한 단을 만들고 그 두 단이 힘을 합해 다시 한 단을 만들면 2만 단이 될 수 있다는 희망에서다. 교화는 단장이 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되어 안타깝다는 주장과 함께 교화를 할 수 있는 단장을 양성하는 것이 최대의 급선무가 되었었다.

이제는 영세교당의 교화구조가 교화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판단아래 교화를 살려낼 수 있는 교당 구조조정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급지별 교당 분포 현황을 볼 때 5급지 98곳, 6급지 80곳으로 전체 35%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미자립교당들은 용금 문제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출가자들은 경제적인 패배감과 빈곤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통합교당 추진제안에 대한 각론이 많다. 문제인식과 해결방안에 대한 동의에도 불구하고 성과의 불확실성과 현실적 걸림돌 때문에 교화구조개선의 장애요인들 또한 만만치 않다.

교화를 살려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지난 4일 교구장 협의회에서 김홍선 교화부원장은 "교구별로 여러 가지 원인과 교화상황을 파악해 평가를 한 후 5·6급지 교당 중 통합 공동 교화를 추진해가는 방향이 설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영세교당의 실제적인 교화를 수면위로 올려놓고 이제는 적극적으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지이다. 이제는 통합 공동 교화의 과감한 구조적 결단이 필요한 부문이다.

통합 공동 교화
과감한 구조적 결단 필요

일과 공부의 부조화,
출가자 교화역량 점검도

교화 콘텐츠 개발은
교화발전 위한 혁신과제


출가자로서 신앙 수행 점검

출가자로서 신앙과 수행이 기본이라는 자성의 소리도 제기됐다. 한 교무는 "시골 교도들이지만 교무가 공부를 하고 있는지, 신 앙과 수행을 다지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있다. 테크닉이나 처세가 아닌 교무가 교당에서 절대적 적공을 할 때 교도에게 그 기운이 미쳐간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 일 속에서 공부하라고 하지만 마음을 정리할 시간도 필요하다. 모든게 성과 위주이다 보니 정작 그 안에 있는 사람은 내가 지금 내 마음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교역자는 교역자다운 주직에 힘써야 한다. 그 주직은 기본일과이고 신앙과 수행에 힘쓰는 것이다"고 말했다.
총부에 근무하는 한 교무는 '교역자의 존재 이유인 신앙과 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심경을 토로했다. 일에 치어서 공부는 뒷전이 되어버린 현실은, 자연스럽게 교역자의 자질 문제로 직결된다.

현장교무들은 '어떻게 교화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우리 교단이 '시대의 흐름에 따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재가 교도들은 현장에서 교무와의 소통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한다.

한 재가 교도는 "교무와 교도의 소통은 설교가 축이다"며 "경전을 바탕으로 교도 개인의 현실문제나 사회문제에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설교라야 소통이 된다"고 피력했다. 교도들이 일주일동안 세파에 시달리다 법회를 보러 갔을 때 설교로써 휴식과 법열을 느끼게 해달라는 말이다. 교당에 가면 교도들의 마음의 짐이 가벼워지고 행복해 질 수 있을 때 교화는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오고 싶은 교당이 슬로건이나 의무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출가자의 교화역량'은 일과 공부의 부조화에서 오는 근본문제를 점검하는 것에서부터 찾아질 수 있다. 영성의 문제를 공급받는 것이 시급할 수밖에 없다.

교화컨텐츠 개발

'교단발전을 위한 10가지 혁신과제 선정을 위한 교도회장단 의식조사'(본보 1627호)에서 교단 구성원으로서 재가교도 의식 파악 및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이 중 '청소년 교화프로그램 확충'이 1위로 선정됐다. 이어 '마음공부 표준화 및 개발 보급(2위)', '설교 기법 및 내용 개발(3위)' 등 교화 콘텐츠 부문에 취약점이 들어났다.

'근거리 약세 교당 통폐합(4위)', '공부·소통·행정 효율화를 위한 교화단 활성화(5위)', '청소년전담교무제 확대(6위)', '거주지교당 출석 교도 정비(7위)', '스타교무 및 교당 육성(8위)' 등 교화구조 및 제도 부문에서도 5항목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대 사회 홍보 체계화 및 강화(9위)', '사회교화로 사회적 신뢰 확보(10위)' 등 교단 정체성 부문에서 2항목이 선정됐다. 교화발전을 위한 혁신과제가 '교화를 위한 구조 및 내용'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반영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구 교화발전을 위한 의견으로는 '교당에서 재가교도의 역할 확대'를 80.1%가 요구하고 있다.

'청소년 교화프로그램 확충'이 교단 혁신과제 1위로 선정됐지만 교단 현실은 요원하다. 난무하는 청소년교화에 대한 구호와는 다르게 지원 대상에서는 언제나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관련단체 지원예산 삭감과 지도간사 채용예산 배제 등 빠듯한 교단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청소년교화에 지나치게 인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재가 교도의 참여가 다방면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과 '원불교 교화 침체를 어느 시각에서 살펴봐야 할지 수뇌부의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교단현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결국 정책실현을 위한 정책이 아닌 교도와 출가자들이 원하는 맞춤식 교화 정책에 온도를 맞춰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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