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호남종교인 영성문화제
치유 및 명상·시·성가합창

▲ 제1회 호남종교인 영성문화제를 개최한 종교인들이 촛불제를 안내하며 만남의 소중함을 이야기했다.
'자신이 신앙하는 종교에는 확신을, 이웃 종교에게는 배려를' 바탕으로 한 도반들이 야단법석 영성문화제를 열었다.
원불교·개신교·불교·천도교·천주교를 신앙하는 성직자 및 호남종교인 700여 명이 함께했다.

8일 보성 대원사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서는 치유와 명상의 메시지가 담긴 시낭송, 성가합창 등 다양한 공연으로 영성문화를 꽃 피웠다.

이번 행사를 제안한 본사 육관응 편집국장은 "종교인이 중심에 서 있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기강이 흐트러지고 말 것이다. 종교의 중심은 진리 자체일 수도 있지만 한 사람이라도 올바른 종교인이 구심점이 된다면 그는 곧 지구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의식이 중요하다"고 행사 기획의지를 피력했다.

이어 그는 "호남의 5대 종단이 힘을 모아 문화라는 공통의 키워드로 서로의 종단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하여 각 종단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믿음으로 하나 되는 시간을 마련했다"는 의도를 밝혔다.

이날 행사는 호국승군무예를 선보인 후 광주원음방송 송지은 교무의 사회로 1부 영성문화마당이 열렸다.

천도교는 일포 이우원 선도사 외 3명이 천명공연으로 문화제의 서막을 울렸다. 우렁찬 대북소리는 대원사 산자락을 온통 흔드는 듯 했다.

원불교에서는 영암교당 은성의 교무가 '시간의 지평' 시낭송과 영산선학대학교 이응준 교무가 '마음으로부터' 독창을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개신교에서는 넘치는 교회 김희용 목사의 시낭송과 고백고회 남성 중창단의 노래, 수목회 목사와 교우들이 합창으로 종교인들 간 화합으로 안내했다.

불교에서는 범능 스님의 나무아미타불 노래에 맞춰 청심해 보살의 '보살춤', 전통무예 수벽치기를 어린이 시범단이 선보였다.

천주교에서는 천주교광주대교구 청년성경연수 찬양부 14명이 성가합창, 쌍촌동성당 세실리아 성가대 35명이 그레고리안 성가를 선보이며 영성문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2부에서 윤영길 신부는 참가자들 모두와 함께 촛불제를 안내하며 '만남'과 '사랑으로'를 합창했다.

행사의 마지막은 '49개의 풍등띄우기'로 장식했다. 대중은 각자의 염원을 담아 높이 높이 멀리 멀리 하늘로 올려 보냈다.

행사에 참석한 종교인들은 "종교마다의 영성이 갊아 있는 시와 노래를 들으니 가을밤이 너무나 넉넉했다"며 "종교의 다양한 문화들을 무대에 올려 줘 감사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웃종교에 대한 상대심을 놓고 종교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백산교당 김지형 교무는 "이번 행사를 참관하고 보니 백산교당 잔디밭에서도 충분하게 문화행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며 "지역민이나 지역 종교인과의 유대관계를 고민해 보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이제 교당이나 교회, 절 등은 지역민을 위한 영성치유의 장소로 자리매김을 해야한다는 안목이기도 하다.

천주교를 믿는 한 자매는 "교무님의 시와 노래가 가슴에 오랫동안 남는다"며 "신앙 수행으로 갈고 닦은 작품들은 왠지 모를 편안함과 위로를 받게 된다. 너무 감동적인 시간이었다"고 행사 소감을 밝혔다.

오후 9시까지 이어진 영성문화제는 내년에 더 성숙한 무대로 선보일 것을 약속했다. 종교인들은 어두운 밤 길에 서로에게 등불을 밝혀 주며 무사 귀가를 염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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